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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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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응급실 풍경


BY - 2025-11-04



살구꽃님 병간호 얘기를 읽다보니
삼십년여전 내가 응급실에 15일동안 갇혀 시엄니
간호하던 시절이 생각이나서 글 올려봐요
그당시는 응급실은 누구나 제제없이 드나들수 있었어요
앞에 경비 서시는분은  있었지만 환자이름만되면
수시로 들어갈수 있었던 시절이였어요
그당시는 간병사라는 직업도 잘 모르는시대이고
당연히 환자가 생기면 거의 가족이 간호하는시대라
외며느리인 내가 영광스럽게 메인으로 뽑혀서 간호했는데
 그야말로 피투성이인 응급환자들이 눈앞에서
왔다갔다하고 조금전까지 있던 환자분이 돌아가셔서
온가족이 울음바다되고  관이 오고가고하니
무섭고 두려워 이틀을꼬박새고나니
사흘째되던날은 바로앞에 하얀천으로 덮인분이 지나가도
눈이 저절로감기게 되더라고요
시엄니 침대자리 대각선에는 소생실이라
죽은이들이 마지막으로 염해서 나가는 곳인데
나흘 지나고나니 나도 모르게  염하는곳을
가만히 지켜보게 되더라고요
내가 공부를잘했으면 의사도 할수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죽음을 이주 가까이서 바로  앞에서 자주보니
무서움과 두려움은 사라지고
나도  모르게 저렇케 갈수가 있겠구나 싶어
삶에 대한 허무도 생기고
오늘하루 이렇케 건강히 살아있음에 감사함도 느껴지고
한 일주일넘게 의자하나에 의지하여 잠을자니
허리도 아푸고 옛다 모르겟다 싶어
집에 야외용 돗자리 가져와.
시엄니 침대밑을 깨끗이 청소한뒤  
그밑에 돗자리를 펼쳐 잠을잤다ㅎㅎ
예나 지금이나 뻔치하나는 타고난 여잔데
옆침대 간호하던 아줌마도 따라하더라고요 ㅎㅎ
지금은 응급실 안 가봐서 모르겟는데
지금도 보호자 의자하나에 잠을자는지는 모르것다
심장이 마니안좋았던 시엄니는 위험시 바로처치할수있는
응급실을 떠나면 안되기땜에  계속머무르고있었다
먹는거는 지장없어셔서 시엄니는 만두사와라 팥죽사와라
시원한 식혜사와라 늘 나는 쥐방울처럼 왓다갓다 사러다녔다
바깥풍경은 병원비땜에 형제간끼리 싸움하는집
간호하는일 땜에 서로 마니왓니 적게왓니하고 싸우는집
나는 아주 멀리사는 시누이님들덕택에
내 혼자 간호하는일이 당연하다 생각했고
그나마 병원비랑 간식비 내 활동비 몽땅 시엄니가 내니
무수리종처럼 종종거리며 시엄니 심기만 안 건드리면 되었다
새벽에 일어난시엄니가 정신없이 골아 떨어지게
자는 며느리깨어 하시는말씀이
야야 저기 우는사람들 조용히 시키란다
지금 몇신데 사람잠도 못자게 떠드냐란다
비몽사몽간에 눈 비비며 시엄니가 가리키는곳을 보니
할아버지한분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온가족이모여
우시는게 아닌가
다행한거는 울시엄니는 나한테  엄청난 지시를 해놓코
다시 주무시는게 아닌가 ㅎㅎ
진짜 배우처럼 잘생긴 총각의사가 수술용 장갑을찌고
맞은편 할아버지 그곳에 손을 쑥 잡아넣어
묵은숙변을 끄집어내니  
조금전까지 그렇케고통스러워하시던
할아버지가 환히 웃으시는 모습을 본 의사가
어르신 제가 여기있는 자식들보다 낫죠 하면서
같이 웃는데 진짜 그 잘생긴 얼굴이 더 잘 생겨보였다
힘들고 극한일을 찡그림없이 즐겁게 하는거보니
뉘집아들인지 참 잘 키웠다 싶었다 
지금도 눈코뜰새없이  바쁜 응급실에 근무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