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이 제법 기력을 회복해 간다.
화장실 출입이 자유로워져서, 힘든 일의 반은 덜었는가 싶다.
'이만만해도 살겠구먼.' 혼자말을 뇌이고 있는데, 대문 벨이 울린다.
"택배요~.
택배? 나는 주문한 게 없는데.... 또 어느 녀석일까? 아들? 딸? 어느 아들? 아니, 어느 딸네미?
제법 묵직한 상자가 들어온다. 큰딸아이의 이름이 보인다. 집을 나설 때까지도 아무말도 없지 않았는가. 큰딸아이가 아직 공항에 도착도 못했을 터인데.... 공항버스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며 두어 시간 전에 나갔는데, 도통 계산이 서질 않는다. 참 좋은 세상이다. 상자를 개봉하려고 두리번거리는데 내 핸드폰이 울린다.
'택배 하나 갈 거예요. 지금은 버스 속. 공항에서 수속 마치고 전화할게요.' 라고 문자가 뜬다. 내 대답은 듣지도 않고 폰을 끊는다. 마트에 들러서 공항버스를 탔나보다. 말도 없었는데 말이야.
믹서커피, 바닐라사탕, 냉동만두, 갈빗살냉동동랑땡, 훈제오리고기, 뼈없는훈제양념닭살....
우리가 그 아이 있을 때 하드를 즐겨 먹기도 했더니, 하드를 골고루도 챙겼다. 그동안 그녀가 내 집에 기거하면서 마트에서 자주 배달을 시켰던 것들이다. 한 달은 먹고도 남을 만큼이다. 딸아이의 따스한 마음과 손길이 느껴져, 눈가가 촉촉해진다. 늘 말없이 정을 주는 그 아이의 심성이 보인다. 그동안은 식구가 적어서 냉장고가 너무 크다고 했더니, 오늘은 오히려 비좁다.
냉장고 정리를 끝내고, 큰딸아이 어릴 적 추억을 곱씹는데 핸드폰이 운다. 그새 출국 수속을 마친 모양이다. 허긴. 출국 수속을 마치면 탑승하기 전까지 여유롭기는 하지. 허나 차를 가진 동생들이 오늘따라 바빠서 배웅도 못 받고, 홀로 집을 나선 게 못내 섭섭하다.
"뭘 그리 많이 사 보냈니. 봉투도 두둑히 주고 갔으니 어련히 사다 먹으려구."
"내가 쉽게 또 오게 될 것 같지 않아서요. 고기도 좀 많이 사다 자시고 아빠도 하드도 잘 자시고 치킨도 잘 잡수시던데, 자주 좀 사다 드슈."
"그러구 화장실 곰팡이 제거하다가 다 못했어요. 아직 휴지 붙여 놓은 채로 있는 거, 내일 저녁에나 떼세요. 화장실용 낙스 세탁기 옆에 두 개 사다놨으니, 가끔 올케 좀 불러서 청소 좀 해 달라고 하세요." 화장실 벽에 군데군데 곰팡이가 나서, 큰 딸아이가 가고 나면 다음 달에나 제거작업을 하려했더니.....어쩐지 몇 일 동안 락스 냄새가 요동을 치기에 큰딸아이가 화장실 소독을 한 줄 알았더니, 대대적인 곰팡이 제거작업을 한 모양이다. 것도 사전엔 내 게 아무런 말도 없더니 말씀이야.
"여우<그녀의 둘째 딸의 애칭>가 제 언니 닥터 따고나니, 저도 욕심이 생기나 봐요. 일 이년으로는 안 될 텐데, 걔가 닥터 패스하는 동안 저도 도전 할 일이 있어요. 그동안은 좀 편하게 살려고 했는데, 저도 욕심이 생기네요. 억울한 생각이 들어요. 좀 더 진척이 되면 전화 드릴게요." 그럴 게다. 그 어렵다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자격증까지 획득하고는 그냥 두 딸의 뒷바라지에 온 정신을 다 쏟아서, 나도 좀 아까운 생각을 했었다. 결국 아이들은 박사와 금융계의 큰 일꾼으로 성장을 했지만....
내친김에 딸아이의 자랑을 좀 더 해야겠다(미안).
내 큰딸아이는 미국 굴지의 <조지 워싱턴>대학교를 졸업했다. <콜롬비아>대학교도 동반 합격을 했으나, 워낙 넓은 미국이라, 교통 문제로 <조지 워싱턴>대학교를 택했다. 그녀는 아마 내가 놀랄만한 변신을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떤 일이든 마음만 먹으면 일을 내는 그녀니까. 더욱이 제 어미를 쏙 빼다 닮은 내 딸아이가 아닌가 ㅋㅋㅋ.(미안)
이런 딸은 자랑할만 하네요~^^
요즘은 다들 자신 살기 바빠서 주녀들이 부모에게 다들 얻어먹고 사는 세상이라 자녀가 혼자 알아서 살아주는것만으로도 큰 성공이고 이렇게 자녀가 부모를 챙겨주면 만석님은 완전 성공하신게네요^^
토마토님.
좋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토마토님의 예쁜 마음으로 보시니 그렇게 좋게 보이시는 것이지요. 글을 올려놓고 미안하고 걱정 되고 그랬습니다. 욕이나 먹는 거 아닌가 하고요.
저는 아이들을 보면서 더 욕심부리지 않고 지금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삽니다. 찾지 않아도 감사할 일은 얼마든지 많아요.
토마토님도 이제 어린 자녀들이 성장하면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면 자녀들도 모두 잘들 살게 될 겁니다.
토마토님도 저도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기를 기도드리자구요.
날이 많이 싸늘해졌어요.
환절기 감기가 극성이네요.
감기 조심하고 건강하세요.
늘 댓글 주시니 고맙습니다^^
얼마나 기특하고 보람된 삶이시겠어요. 만석님은 좋으시겠어요~~
제 대학동창의 늦둥이 딸이 대학 4학년인데 서울대에서
장학생이라는 말에 제가 다 기쁘고 으쓱하더군요. 친구도 저에게만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데...좋은 일은
이야기를 들려주면 에너기를 받아서 기분이 좋아요~
마가렛님.
고운 맘을 가지신 님 다우세요. 고맙습니다.
많이 망설이다가 올렸습니다 ㅎ~.
지울까하다가 답글이 올라와서 못 지웠어요.
마가렛님. 무조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환절기 감기가 독해요. 조심하시고요.
댓글 고맙습니다^^
게다가 부모님 생각하는 효심까지~
자주 못 만나는 게 아쉬우시겠어요.
앞으로 두분께서 건강하게 사시는 게 최고니 건강관리 잘하셔서 행복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그린플라워님.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좋은 쪽으로 보아주시는 건 그린플라워님의 마음이지요.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들 키우고 뒷바라지 하느라고 힘들었다고 이제는 좀 자주 오겠다고는 하더군요.
그린플라워님도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글을 올리고는 그린플라워님의 답글을 기다리게 되네요.
늘 댓글 주셔서 많이 고맙습니다^^
요즘은 인터넷만 있음 다 할수가 있죠
그나마 다행이세요
냉동식품이라도 잘드실수 있으니까요
갓해놓은것 아님 못드시는 저의 엄마같은 경우는 그런것은 사다 주어야 동생몫으로만 돌아가지요
그래서 엄마가 더 못사게 난리를 치니까요
막내딸도 효녀고 큰딸도 효녀시고 부러울게 없으시네요
물론 같이사는 큰아드님네는 더할나위 없겠죠
세번다님.
글을 올리고나니 부끄럽기도하고 후회도 됐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도 냉동식품은 저만 먹습니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지요.
세번다님이 좋게 봐주시는 건 곧 세번다님의 마음입니다.
예. 아이들에게 불만은 없습니다. 늘 고마운 마음이지요.
몸은 좀 나으신가요? 운동도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환절기 감기조심하시고요.
늘 댓글 달아주시니 이젠 버릇이 돼서 기다리게 된답니다 ㅎ~.
고맙습니다^^
돼지는 아니죠
예전 지인이 자신의 엄마에게 냉동죽과 냉동만두를 아픈데 드렸다고해서 제가 놀라워 한적이 있어요
저의 엄마는 절대 못드실 음식이거든요
본죽 특으로된 전복죽도 싫다고 하시고 좋은 새우나 버섯을 넣고 직접 죽을 쑤어서 주어야 겨우 드시는 분이니 제가 부러워 했던것이죠
저의엄마는 위도 나쁘고 너무나 예민하시죠
제동생과 아버지는 식탐이 너무 많으니 무엇이든 더 먹을려고 해서 문제인것이죠
친정식구중 한명은 너무 안먹어서 영양실조나 마찬가지고
두명은 영양과다로 살을 푹 빼야 건강을 유지하는데 참 중간 평균을 유지하는것이 쉬운것이 아닌가봅니다
세번다님.
저는 원래 먹성이 좋은 편이지요.
돼지족발이나 멍멍탕 등 보기에 혐오스러운 거 아니면 대체로 잘 먹어요.
친정어머님의 식성이 예민하시군요. 그러면 모시는 사람이 어렵고 힘이 들지요.
저는 요새로는 중간평균 체중을 오~버하고 있어요 ㅎ~.
소식을 하라는데 저는 배가 고파서.... ㅎ~.
먹고 기운차리는 게 우선이다 하고 먹었더니 옷이 모두 작아요.
밤에 잠을 못 자니까 밤참을 먹게 되더군요. 그래서 평생에 최고로 허리둘레가 늘어났어요. 대체로 식성은 좋은 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