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은 겨울과 봄사이에 있는 계절입니다.
봄이라고 하기엔 좀 이르고
겨울이라고 하기엔 3이란 숫자가 조금 어울리지 않지만
저는 3월을 새로운 탄생의 계절이라서 좋고
3월에 제 생일이 있어서 좋아하지요.
이번 생일 때는 제가 일이 있어서 친구들을 못 만나고
오늘로 미루었어요.
잠실에서 만났는데 잠실롯데 앞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사람이 많아요.
시끄러운 분위기를 싫어해서 다른곳으로 옮겨서 참치회로 점심을 먹었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생일선물이라고 봉투를 내미는데 사양도 안하고 받았답니다.
이젠 괜찮다. 안 받는다. 이런 인사치레는 할 나이도 아니니까요.
서로서로 알아서 챙겨주고 축하하는 그런사이니까 그러러니 하는거지요.
주는것도 좋지만 받는것은 솔직히 더 좋아요.
친구중에 한명이 집이 안 팔려서 대출을 받아서 살고있다니 뜻밖이예요. 겉으로 보기에는 풍요로워 보이지만 속내용을 알고보니 복잡하더군요. 요즘은 매매거래가 없어서 집이 언제 팔리지도 모른다고 하니까 얼마나 갑갑할까요. 남편도 퇴직을 했으니 더 힘들겠지요.
그런말에 마음이 아파 친구가 준 봉투를 다른친구 몰래 건넸어요.
파마할때가 지났는데 못 한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지요. 당연히 안 받겠다고 하는걸 억지로 주머니에 넣어주었어요.
평소에는 밥을 잘 사고 모두에게 잘하는 친구라는걸 아니까 하나도 안 아까워요. 다른친구는 예전에 비해 샘이 많아져서 이럴땐 불편해요.
직장친구로 30년을 알고 지내다보니까 서로에 대해서 모르는게 없을정도로 만나면 바닥까지 보이면서 이야기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언제나 이친구들을 만나면 재는거 없이 편하게 마음을 주고 받으니까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고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오히려 시계 바늘을
잡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