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던지는 말이다.
똑바로 보고 다녀야지 어딜 보고 다니기에 넘어지는 거니?
이상하다. 마스크를 안 쓰고 나간 거부터 잘못이 시작되었나
집 현관을 열고 계단을 내려오면서 1층 에서 청소부 아주머니를 뵙고
수고하신다며 인사를 하고 아파트 현관 문을 열고 몇 발자국 걸어가는데
얼굴이 시원하다는 느낌에 순간적으로 아차 싶어 얼른 집으로 들어갔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신발을 바꿔 신으려다 시간이 없다는 생각으로
잰 걸음으로 걸었다.
모처럼 신은 부츠는 운동화만 신고 다니던 나에게 좀 어색하고 살짝 높은 감은
있었지만 오늘은 운동화를 신기에 적합한 날이 아니었다.
나에게 나름 중요한 날이니까.
시간을 보며 빨리 가려는 조급함에 눈이 쌓인 길을 피해가며 땅바닥을 보며
걷다가 무언가에 탁하고 걸렸다.
아얏! 소리에 앞으로 넘어졌다.
눈아래 깔린 빙판에 나는 굴복당했다.
오른쪽 발이 아프다.
아래만 쳐다보고 다닐게 아니었는데 사람이 바로 앞에만 괜찮으면
만사 오케이라고 생각하는 이 단순함 앞에 나는 한방 맞았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이 볼까 얼른 일어나 아무일 없었던 양 걸었다.
한편으로 우습고 한편으론 내가 아픈데 다른 이목이 무슨 대수냐 싶었지만
꼿꼿한 자세로 걸었다.
화장실에 들려 거울을 보니 이마에 살짝 빨간 자국이 나 있었지만 이내 괜찮아지겠지
생각하며 얼굴을 다듬어 주었다.
사람의 실수는 순간이다.
순간이 시간의 어느 정점이다.
조금 일찍 나왔더라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발했더라면
신발을 바꿔 신었더라면
왼쪽 길로 가지 않았더라면
지난 일이지만 나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었다.
똑바로 보고 다녀야지.
몸도 마음도 반듯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