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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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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BY 마가렛 2021-11-24

엄마는빨간단풍이 소복하게 떨어진 산사의 입구는
빨간카펫이 깔린 어느집 거실보다 더 아늑하게 보인다.
이 단풍이 밑거름이 되어 내년에는 더 멋진나무가 탄생되리라.

엄마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들려오는 아침
무슨일인가 싶어 되묻는 나에게 엄마는 조용히
나지막하게 시간되는 날에 엄마를 보러 오란다.

난 엄마를 만라러 가는 길에
엄마의  흰백발의 머리가  추울거 같아 따뜻한 겨울모자가
아닌 따뜻할 두건을 씌워 드리고 싶어서 가는 길에
두건모자와
단맛이 없는 곡류뻥튀기를 한자루 사서 친정을 향해 달렸다.

엄마는 나와 함께 갈 곳이 있다며 서둘러 앞장을 서서 가시는데
우리가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은행이다.
엄마! 여기는 왜 왔는데요?
엄마는  대답대신 은행 창구직원에게 통장을 하나 오픈할건데
당신통장이 아닌  내통장이란다.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엄마는 내적금통장을 개설해서 매달 일정의
금액을 자동이체할 거란다.
그소리에 직원이 엄마가 따님께 용돈을 보내주신냐며
따님은 좋겠다고 부러워하는 눈치인데 난 할 말이 없었다.
엄마는 큰딸인 내가 몇 년 후에 분양받아 들어갈
아파트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려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시며
내린 결정이란다.

몇 년 전에 이사를 오면서 낯선동네라 일단 전세로 살아보기로 했었다. 그때만해도 매매와 전세가 큰차이가 없었고 오래 살 계획은
없었는데 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이었다.
이렇게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어 오를 줄 그누가 알았겠는가?
기회를 놓치다보니 우리는 이렇게 계속 살았다.
그럼에도 크게 불편함을 몰랐는데 엄마는 집이 있어야 된다고
노래를 부르셨고 남편도 현실을 직시하여 여러번 청약을 했지만
쓴맛을 보고  얼마 전에야 노부모찬스를 써서 아파트가 당첨이 된 것이다.


눈물을 끅참고 아무 말도 잇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엄마는 내손을 꼭잡고서는
아무소리 말라하시며 통장개설 서류를 내게 내미신다.
난 전생에 무엇이었기에 엄마가 구순인 나이가 되었어도 엄마의
아픈 손가락인 딸로 살고 있는걸까?
울엄마는 돈이 필요없는 사람이라고 늘 말하시는 분이시다.
다달이 모아진 돈이 조금 많아지면 필요한 자식들에게 알게모르게
건네신다. 동네할머님들이 죽는 날까지 돈을 움켜쥐고 있어야 된다고
세뇌교육을 시켜도 다 필요없는 일이라고 말씀하시는 분이시다.

나의 청춘시절 난 월급을 집에다 거의 갖다주고 용돈을타서 썼고,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친정에 용돈을 주는 딸이었다.
퇴직금을 받아서도, 돈에 대해 큰욕심이 없었는지 친정엄마와
시어머님께 큰 돈을 쥐어 드렸었다.

엄마는 언제 당신이 세상과 하직할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적금을 부을테니 나중에라도 내가 찾으면 되서 안심이라 하시는데
우리엄마지만 세상에 이런 엄마가 또 계실까...?
흐르는 눈물에 글을 계속쓰기가 어렵다.
엄마 정말 감사해요.
제가 엄마의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