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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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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체감


BY 그대향기 2021-10-03

 차를 타고 가다가 남편이 뜬금없이
"당신은 행복이 뭐라고 생각해?" 
앞도 뒤도 없이 행복이 뭐냐니...
행복이 대충 어떤 감정일거라는 기분은 알겠는데 
뭐라고 정의를 내려야할꺼나?

"나는 행복이란 게 뭐 그렇게 대단한 거 라고는 생각 안 해.
 첫째는 나와 가족들이 건강해야 하고
 둘째는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 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고
 셋째는  소소한 물건이라도 사고 싶을 때 이것저것 재지 않고 
 누구 허락 같은 거 안 받아도 되는 자유가 있으면 행복할 것 같아."

"음...어쩌면 당신 말이 맞는 것도 같다.
  행복하다는 기분을 느끼고 살고 싶다면 건강해야지.
  그 동안 내가 여러 번 크게 아파서 당사자인 나도 힘들었지만 
  당신도 나 때문에 힘들었을거야.
  이제 아이들도 공부 다 마쳤으니 당신 하고 싶은거 조금씩 욕심내고
  큰 돈 아니면  좀 하면서 살아.
  당신이 행복하면 나도 같이 행복해질 것 같아."

아싸아싸~~~~
나 하고 싶은거 하고 살라고 했겠다~~
이미 슬슬 하고 사는 거 눈치 채셨을랑가몰라???
하나 둘 늘어나는 화분 숫자가 마당까지 다 점령했고요~
정원 잔디도 조금씩조금씩 걷어내는 중이랍니다.ㅋㅋㅋ
잡초와의 전쟁은 이미 선포했고 전투 중 임시 휴전 .


나는 높은 빌딩이 없어도 행복할 것 같다.
나는 대도시 휘황찬란한 불빛 동네가 아니어도 행복할 것 같다.
나는 명품 백이 없어도 명품 옷이 없어도 행복할 것 같다.
나는  몇억씩 한다는 수입 명차를 타지 않아도 행복할 것 같다.
지금 그런게 하나도 없는데도 행복한 기분이 든다면 행복한게 아닐런지.

몇번씩이나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남편이지만 지금 내 옆에 있어 행복하다.
재수생활 없이 대학을 척척 들어가 준 세 아이들이 있어 행복하다.
6년의 유학 생활을 마무리 하러 나간 둘째의 공부를 잘 마치게 했다는 안도감 또한 큰 행복이다.
아들이 며느리 될 참한 아가씨를 데리고 와 준 날은 또 얼마나 행복하던지...

사계절 피고 지는 넓은 정원의 꽃들이 있어 더 없이 행복하다.
값비싼 정원수가 아니어도 충분히 행복하다.
야생화들의 수수하고 잔잔한 얼굴들이 늘 새로운 행복을 안겨준다.
덕분에 야생화 공부도 많이 하게 된다.
정원 가꾸기가  치매 예방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

아이들이 공부할 때는 꽃 사들이기가 주저되었던게 사실이다.
여러가지 학용품 값이며 학원비까지 두루두루 힘들었는데
요즘은 그런 일정들이 거진 끝나가니 홀가분한 기분이다.
어느 여가수의 노랫말처럼 내가 있어야 세상도 있는 것인데
내가 행복해야  내 가정도 행복하고 세상도 행복한 법.

소소한 꽃 가꾸기가 요즘 최고의 행복한 일거리다.
읍내에서 조금 떨어진 시골이라 편의시설이란 단 한 곳도 없다.
시골버스가  하루 두번 나가고 두번 들어오는 동네
급한 일이라도 생기면 무조건 택시를 타거나 자가용만 가능한 동네
앞에도 뒤에도 온통 산과 논들이 꽉 들어 찬 동네

그래도 이 동네에서 아이들 다 큰 도시로 유학시켰고
둘째는 먼 이웃나라까지 진짜 유학을 보냈다.
막둥이 아들은 꽤 큰 건설회사 건축기사로 시작하더니  벌써 대리님(?)이 되셨다네.ㅎㅎ
그  막둥이가 내년 2월에 대학병원 간호사와 결혼을 한다.
추석 전날 양가 상견례도 다 마쳤다.

맞벌이를 하면서 육아를 하고 아이들  한창 공부할 때는 버겁기도 했다.
몇 년에 한 번  대 수술을 했던 남편 때문에 간이 몇번씩 철렁
너무 많은 밥을 해 대느라 허리디스크 발병 수술
지금은  꾸준한 관리로 재발은 없다.
평소에도  내 개인 건강관리는  꽤 신경 쓰는 편이다.

아내이며 엄마인 내가 건강해야 온 집안이 건강하니까
내가 행복해야 그 행복을 가족들에게 나누는 아내이며 엄마가 될거니까
아이들은  엄마를 대접한다며 백화점에를 가자며 졸라도 절레절레
지금 가진 옷으로도 몇 십 년은 더 버틸 자신이 있다며 사양
유행하고는 담을 쌓고 산다며 위풍당당  개성 최여사로 .ㅋㅋㅋ

행복을 너무 위에 것으로 멀리서만 찾지 말고
지금 내가 가진 것으로 남과 비교만 하지 않는다면
행복은 뭐 그리 대단한 자리는 아닌 것으로 안다.
가족 전부 2차 접종을 잘 마치고  감염자 숫자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도 충분히 행복하다. 
환갑인  나이가  큰 감투는 아니지만 노트북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것도 너무 행복하다.

며칠 전에는 집에 도배와 장판을 새로 했다.
너무 추울 때 하면 짐 정리하기가 힘들 것 같아서 선선할 때 했다.
새 며느리 맞이하려니 벌써부터 준비할게 생긴다.
도시의 세련된 아파트나 멋진 전원주택은 아니지만 도배와 장판을  갈았더니
새집으로 이사한 기분이 되어 공연히 불을 환하게 밝혀두고 왔다갔다....
이 또한 행복한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