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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순이의 비애


BY 마가렛 2021-06-07

제목이 맘에 들지 않지만 현실적인 제목이다.
냄비를 태웠다.
냄비가 태워지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했을까?
난 그때 쌀식빵과 커피를 마시며 주말의 일을 생각하며
그 속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은 남편과 간단하게 아침을 끝내고
휴식이 필요하다는?  남편과 집을 나섰다.
요즘 부쩍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보면
확실히 에너지 충전이 필요한 시기다.
한시간 정도 차를 몰고 도착한 곳은 화성에서 유명하다는
더 포레.
숲으로 이루어진 카페라는 말이, 숲속의 카페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빵순이의 비애
11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는데
군데군데 텐트에서 자리잡고 있는 사람들과
카페에서 먹거리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작은 식물원을 둘러보니 엔젤트럼펫과 부켄베리아가 화려하게
천장 끝까지 자라고 있었고 바나나나무, 커피나무 작은 꽃들이
아기자기 개성있게 피어있었다..
햇볕 좋은 곳에서 립세이지는 붉은 입술을 자랑하는데
우리집 꽃은 연약한 걸 보면 역시 환경이 중요하다.
빵순이의 비애장소가 넓은 이곳은 야외 결혼식 준비에 바쁘다.
나는 타인의 행복한 순간에 참여 하기로했다
넉살스런 사회자의 진행에 웃었고
차분한 신랑신부 엄마의한복에 고은 시선을 보냈고
늠름한신랑과 사랑스런 신부에게 축하의 박수를
힘차게 실어주었다.
신랑신부가 직접 작사한 곡을 둘이 들려 주었을 땐
 화음이 숲속의 새들만큼 청아하고 사랑스러웠다.
행복한 6월의 신랑신부는 분명히 잘 살 것이다.
아무 상관이 없는 한 여인 박수소리에 행복의 배가 되었으면 좋겠다.

빵순이의 비애
민트향 그득한 정원 앞에 운좋게 자리를 잡고 앉았다.
파라솔은 없었지만 높은 키의 감나무 잎이 그늘을 충분히
만들어 주었고 바람이 은은한 공기를 실어 주었다.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장난치며 뛰어 노는 소리에
우리 아이들과 캠핑가서 놀았던 그여름도 떠올랐다.
흰원피스를 커플 룩으로 입은 엄마와 아이가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는 장면은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하마터면 그들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어 드릴까요? 하면서
과잉친절을 베풀 뻔했다.
사람이 사람을 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오늘 내가 보는 사람들은
행복하고 가족애를들을 느끼는 장면들이라 그저 행복하다.

빵순이의 비애
어디선가 냄비 타는 냄새가 난다.
닭볶음을 데워서 조금 덜어놓고는 까스불을 끄지 않았나 보다.
쌀식빵과 커피를 잘마셨지만
현실세계의 나는 냄비 태우는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