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이 지났다.
며칠전 친정 부모님 산소에 오르면서 얌전히 누워계신 부모님께 감사드렸다.
돌아가주셔서 너무 오래 살지 않으셔서 감사했다.
두분이 병이 깊어 오래 살면 오래 사는 만큼 고생이고, 수를 다했기때문에 돌아가시는 것이지만 친정부모님 돌아가시면 나는 죽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아주 멀쩡했다. 어머니는 워낙 아들 아들 하셨지만, 나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으며, 나는 친정어머니의 아들 아들, 간이 떨리는 아들을 잘 사랑하도록 배려했다.
그래서 나는 친정 어머니가 쉽게 사용할수 있는 종그래기(바가지)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친정 아버지는 나의 감정을 잘 받아주었다.
남의 감정을 받아줄줄 모르는 남편을 대신해서 충실히 역할을 해주셨고 ,내 하소연과 힐링의 대상이었다. 나는 아버지를 사랑해서 아버지가 사랑하는 어머니를 잘 보살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후 아버지께서 "너는 니 엄마한테 이만하면 됐다." 하셨다.
친정집 오라버니가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나의 감정을 잘 받아주었다.
주로 부모님 간병을 친정 여동생들과 많이 했다.
특히 내 바로 아래 여동생과 최선을 다 했다.
속상하고 힘들어 감정이 엉키면 둘이서 조용히 공유했다.
물론 오빠를 비롯하여 다른 형제들도 최선을 다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직후에는 나는 더는 살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나의 감정을 잘 받아주는 오빠 그리고 올케언니 친정 여동생이 부상으로 주어졌으며
또한 남의 편이던 남편이 내남편이 되었다.
친정 부모님 돌아가신후 나를 불쌍하게 생각했다.
가끔 돈 봉투를 밀어 넣어 줬다.
그리고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나는 이제는 홀로된 시아버님께 돌아갔다. 나는 섬김을 잘한다.
내 사랑의 지론은 "위로 섬기고 아래로 섬기는 것이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시부모에 대한 억압된 감정 분노를 다 털어버리고 ,아니 묻어버리고
시아버님을 케어하고 있다.
그리고 시댁 형제들과 당번제로 시아버님을 보살피며 형편이나 돼면 더 자주 갔다.
그런데 어젯밤 사고가 생겼다.
시댁에 보일러가 고장이나자 쉽게 고쳐지지가 않았다.
아버님과 보일러가 시댁 형제들 감정을 엉키게 만들었다.
형제들이 막내시누이에게 약간의 댓가를 지불하고 시아버지 케어를 맡겼다.
물론 나름 보살피지만 메인으로 환자를 돌보는 사람이 제일 고생을 하게 되어있다.
여러가지 상황으로 감정이 엉켰나보다.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우리 남편은 나에게 하소연을 했다.
" 지들이 해야지 아버지 케어를 딸이 해야지.."
"쯧쯧 오빠라는 것이 ."
"야! 이런! 그런 말이 어디있어.
"아들이 해야지 당신이 해야지."
시누이를 달래주려 전화를 했다.
"시누 미안 오빠도 미안..." 둘째 시누이가 한마디 갈겼다.
" 언니 똥냄새도 촌수대로 난다."
헐....
명언이다.
우리 둘째 시누이가 시아버님 병간호를 오래했다.
술을 한잔 했는지 걸걸하게 마디마디 되새기며 명언을 쏟아놓고 있었다.
상처받은건 막내시누이였는데 술먹고 명언을 퍼붓는 사람은 둘째 시누이였다.
"언니 나는 언니가 우리 부모님을 잘 돌보면 좋겠지만 난 싫어."
"오빠 언니까지 나처럼 사는 건 싫어."
사실 나는 오래전에 둘째 시누이가 한 명언을 생각하고
우리 친정 부모 케어를 내가 자처한 것이다.
끝까지 책임을 져야 했기때문에 힘들다고 절대 말하지 않았다.
다행히 함께 부모님 케어를 하는 여동생이 미리 미리 내 마음을 읽어주고 배려해 주었다.
고마웠다.
지금 생각하면 내 삶은 그렇다 치고
내 여동생은 지금도 지네 남편이 눈꼴실정도로 애지중지 하는데 부모님 케어를 하는것이
엄청 어려웠을텐데 내 동생 정말 훌륭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10년 가까이 부모의 중병을 케어한 형제지만 부모님 돌아가신후 더 친밀해졌다.
가슴속에는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형제들에 대한 우정같은 같이 생겨났다.
돌아오는 토요일에 "똥냄새도 촌수대로 난다."는 시누이들을 데리고 논산 생태공원으로 힐링
여행을 간다. 다들 바뻐서 박씩은 할수 없지만 예쁜 레스토랑에가서 밥도 사주고 위로를 해주기로 했다. 사는거 별것도 아닌데 그렇게 살면 되는 것을..
우리 남편은 여자들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남편이 함께가면 산통이 깨진다.
세상에 오빠가 돼가지고 여동생들한테 "니들이 해야지 딸들이 아버지 케어하는거지.."
이런말을 하는 오라버지가 어딨어.
죄는 우리 남편이 졌으니까 내가 시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라 힐링을 시켜기기로 했다.
이제 시아버님 가실길도 멀지 않았다.
호흡에 이상이 있어서 숨쉬는게 편하지 않을뿐더러 입맛이 업다하여 바싹 마르셨다.
우리집으로 오시라고 해도 아파트에서 담배를 피울수없다고 안오신다.
우리가 오가는 수밖에 없다.
우리 시아버님 나를 몹시도 미워 하셨는데...
"야! 시아버지 너 왜 그렇게 나를 미워했어..." ㅋㅋ....
노인이 나를 미워했기로 나도 노인을 미워할 필요는 없다. 가실 길이 코앞인데
그리고 오래전부터 시누이들하고는 우정으로 살았었다.
나를 미워했던 시아버지 내가 품에 안으면 친구와 우정에 금안가서 좋고
곰탱이 우리남편 맘 편할거구. 내 딸들에게는 교육의 지표가 될것이고...이득이 많다.
우리 아버님이 나를 왜 미워했는지 나는 안다,
친정 부모님 케어하는 동안 너무 오랜 세월을 며느년이 나가있는 폭이 된것이다.
며느리 자기껀데 사돈에게 빼앗겨서 그리 미워 했던것 같다.
며느리도 미워하고 사돈들도 미워하고 사사껀껀 트집을 잡으셨다.
이런 것들을 어머님 돌아가시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그랫더라면 친정부모님 케어하면서도 가끔씩 시어머니 팔도 베고 누워보고
간지럼도 태워보고 잘 살수 있었을텐데. 그때는 그걸 몰랐다.
너무 나를 미워하는 바람에 불편해서 가까이 갈수가 없었다.
아무튼 아직 아버님이 기저귀는 쓰지 않으신다.
머지않아...
어디 두고 봐야지
정말 똥냄새도 촌수대로 나는지. 그럴것 같다.
친정 아버지 똥냄새는 구린줄을 몰랐다.
"똥냄새도 촌수대로 난다는 말이 정말 대단한 의미를 낳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