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소식으로 예쁘고 고운 소식을 전해야 하는데, 오랫만에 들어와서 병원 투어하느라고 바빴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서 송구하고 미안한 마음을 갖습니다. 그래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출석을 해서, 올라오는 글에 답글은 달지 못했어도 모두 읽고 동참했습니다.
종합병원을 두루 섭렵하고서도, 아직 두어 군데 더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뼈지게 앓은 것은 아니고, 아이들 손에 이끌려서 두루두루 살펴보고, 두어 군데 병명을 더 얻었습니다. 병을 얻을 때마다 의기소침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고요. 기운이 빠지고 다 살았구나 하는 마음이지요.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드니 그러려니 해야지요. 그런데 마음은 아직이라 인정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동안 또래보다 젊어 보인다는 말도 많이 들었고, 실지로 저도 젊게 살려고 조금 전까지도 누구보다 알차게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여기저기에서 허물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젊은 척은 그만할 수 밖에요. 이젠 마음의 방향을 좀 틀어서, '이마하면...'하는 쪽으로 인정하고 감수하려고 합니다.
'아이들 이만하면 잘하는 편이지.', '시원찮을 때마다 병원을 다닐 수 있는 여건도 이만하면...'이라고요.
'이건 아닌데.', '나는 왜 이래!' 따위의 감정은, 오히려 고집이나 아집이라고 스스로 치부합니다. 그러나 여건이 되는 한, 건강하려고 노력은 해야겠지요. 내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요. 내 손에 길러졌다고, 아이들을 너무 혹사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이웃에 소문이 날만큼 지금도 만족하니까요.
아쉬움이 있다면 젊었을 때, 너무 내 건강을 챙기지 못하고 몸을 혹사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후회는 없습니다. 내 젊은 날은 아이들을 위한 최대한의 값진 희생이었으니까요.
글을 쓰고 보니 금방 어디로 떠나는 사람의 글 같습니다. 그건 아닙니다.
이 글을 읽을 우리 님들이 저보다 더 일찍 건강관리를 하고, 더 일찍 노후의 계획을 세우라는 조언을 하고 싶어서 컴 앞에 앉았습니다. 우리의 뒷 세대는 우리와 같은 사고방식으로 살지 않으니까요. 다시 한 번 더 힘 주어 적습니다. 젊은 나이에, 그리고 나보다 좀 더 일찍 건강관리를 잘하라고 힘주어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