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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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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도 못할 짓일세


BY 만석 2021-01-23


뭐 좋은 것인 줄 알고 나도 영감 따라서 마구 주워 먹었더니,
어느 새 칠십 고개를 넘고 다섯을 졸업하여, 일흔 여섯이 됐단다.
그럴라 치면 마음도 같이 늙어서, 이것 저것 아무 것도 몰랐으면 차라리 좋으련만.
주워 듣는 건 있고 얻어 보는 것도 있어서, 꽃노래만 부르고 싶어지는 걸 어쩌누.

아직도 5인이상 모임금지령은 풀리지를 않았고, 그렇다고 제 어미 생일을 내 몰라라 버려 둘 수도 없었을 터.
일주일 전에 영감 팔순을 치르며 거금을 풀은 게 뻔한데, 또 힘들게 생겼으니 이를 어쩐다?
큰 집을 늘려 더 큰 평 수로 엊그제 이사를 한 녀석은 어렵지 않았겠는가.  
코로나로 다 접었다가 겨우 회생의 기회를 잡아, 발버둥을 치고 있는 녀석은 쉬웠겠느냐는 말이지.

이름이 '시'자 들어가는 어미이니, 친정엄마 만큼 만만하기는 하겠는가. 혹시 입맛에 그르칠라 아침밥상의 큰며느님은 미역국까지도 걱정이었겠다. 차가 밀려서 도통 움직이지를 않았다 하니 시부모 점심이 늦을라, 잘 차린 무엇인들 자신이 있으랴. 둘째 며느님은 울상이어라. 점심에 과식했다 하니 어느 것인들 맛이 있으랴  싶어서, 저녁 맡은 딸년은 바리바리 챙겨 오고서도 친정부모라도 걱정이겠다.

앉아서 받아먹는 시어미도 편치만은 않지만, 자식들도 못할 짓이고 또 며느님들은 무슨 죄인고. 그래도 손녀딸 말마따나 봉투 속 노란저고리 입은 할머니를, 이리 세고 저리 세며 시어미의 입꼬리는 오르락내리락. 사람의 마음이 참 얄궂다. 시어미의 마음은 한층 더 얄궂고도 간사하다.
"모두 힘 든 이때 어쩌자고 이리 많이들 넣었냐." 하니, 큰아들 내 손을 잡으며,
"엄마도 우리들 기를 때 힘들게 기르셨잖아요." 한다. 알아주니 눈물이 나게 고마운지고.                            식사 뒤에 후식타임^^

                        큰아들 내외의 아침 설거지^^

                            막내아들 내외의 점심 준비^^

                        막내딸 내외의 저녁 설거지^^

  아들들은 주방에 들어서지 못하게 하는 시어머니들 많다는데, 저는 도와주지 않으면 시킵니다. 도와주어야지요. 맞벌이는 더군다나 더 도와주어야지요.  보세요. 얼마나 좋아 보여요.
늘 미국에 사는 큰딸이 빠져서 섭섭합니다. 오늘도 큰딸은 영상으로만 만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