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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BY 가을단풍 2020-11-25

햇살이 눈부셨다,
가을빛이 햇살을 마구 흔들어 댔다.
오래 간만에 시장으로 가보니 봄나물이 판을 치고 있다.
아마도 날씨가 따뜻하여 봄나물이 착각을 일으켰나 보다.
냉이 한주먹, 씀바귀 한웅큼 봉지에 담으면서
잠시 잊었던 아버지 생각이 확 스며들었다.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 왔다.
가슴에 통증이 밀려와 알알이 부서지는 것 같았다.
울아버지가 좋아하는 냉이 ,씀바귀 ,아 그리고 머위쌈을 무척 좋아하셨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이런때 사진이라도 보면 좋았을걸.
그런데 지난번 아버지 사진을 몽땅 태워 버렸다.
대문짝만한 아버지 사진을 볼수가 없었다.
가슴이 뛰었다.
죄책감, 분노. 슬픔 그런것들 때문에 모두 없애 버렸다.
아버지 대학 졸업식때 찍은 사진을 태울땐
죄책감이 나를 쓰라리게 했다.
그 어려웠던 시절,
우리 할아버지가 어려운 살림에도 아버지 대학 졸업 사진을 그렇게 찍어 주셨다.
다행히도 할아버지께서 우리아버지 공부를 시켜주신 댓가로 자손에게 가난은 물려
주지 않으셨다. 감사하다.
공주밤. 나의 친정이 그 유명한 공주 밤의 원조 지역이다.
어머니께서 밤농사를 지어 살림을 일구셨다. 감사하다.
엄마에대한 애잔함으로 가슴이 녹을 것 같다
울엄마 아버지는 무척 고단하게 사셨다.
길을 걸으며 이생각 저생각 ....가슴이 뻐근하다.

아무튼 사진을 보면서 그때 얻는 교훈이 있다면
사진은 너무 크게 찍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제들도 아버지 사진을 무서워하였다.
아마도 상처가 회복되지 않아서 그렇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같은날
사진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언제부터인지 이른 아침 눈을 뜨면  첫마음이 너무 슬프다.

  어제는 친정 고향집에 다녀왔다.
대문 열쇄가 얼마나 녹슬고 꼬질던지. 아마도 40년도 넘은 것 같다.
나 시집가기 전에도 쓰던 자물 쇠였다.
"울아버지 이렇게 아껴서 새끼들 주느라고. 나원 참 울아버지 꼬질다."
동생이 퍽 -하고 웃었다.
이번에는 대문 문고리까지 쑥 뽑혀버렸다.
"에구 에구 울아버지 꼬질다,이거는 원 대문 문고리가 자물쇠까지 동시에 뽑히니.."
옆에있던 동생이 쿡 -하고 또 웃었다.

오빠가 자주 고향집에 들러 며칠씩 묵었다 가신다.
김장을 담갔 길래 딤체에 넣어 놓고 나오면서
이것 저것 버려야 할 음식을 가지고 나왔었다.

아!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