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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을 넘긴 여자들의 청춘 여행 <7공 1선의 여행이야기>


BY sunny 2020-08-10

우리 4월에는 고창 청보리밭으로 가자. 이번엔 하얀 드레스와 화관 쓰자.
들뜬 마음에 찬바람 남아있던 2월에 이미 샤랄라 원피스를 사놓고 몇 번을 입어보기만 했다. 
그러나 우리의 청보리밭은 코로나19에 빼앗겼고, 아무런 계획을 세울 수 없었다. 
쉰을 넘긴 8명 여자들, 7공1선의 행보가 잠시 주춤하고 있다.
     쉰을 넘긴 여자들의 청..                     
  사춘기 때에도 못 해본 공주놀이를 쉰이 넘어서 과감하게 시작하였다. 
7명의 공주와 아이 셋을 낳고 살다 보니 나무꾼이 숨겨놓은 날개옷을 찾았으나 너무 작아진 날개옷 때문에 그냥 애 엄마로 사는 선녀. 
7명의 공주와 1명의 선녀를 우리는 7공1선이라 부른다. 
거창한 활동으로 주목받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특별해서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들도 아니다. 대신 그냥 우르르 모여 차나 마시고, 수다나 떨고 쇼핑이나 즐기는 그런 동네 아줌마들은 아니다.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다 다르다.
자녀들이 장성하기 전까지 남편들이 가장이었다면 지금은 그녀들이 가장 역할을 도맡아 하듯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이다. 
                             
7공1선의 가장 큰 활동이라고 한다면 여우여행을 한다는 것이다. 
가족들과의 여행이 아닌 살아오면서 못해본 것들을 해보자 하는 여자들의 우정 여행이다. 
보통 1박 2일의 여행에 2000여 장의 사진을 남긴다. 그동안은 아내로, 며느리로 그리고 엄마로 살다 보니 늘 뒤치다꺼리하듯 한 여행이었다. 그러나 여우여행은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여행이다. 자신의 이름 토퍼를 들고 곳곳에서 인증사진도 찍고 웃으며 여행을 하고, 돌아와서는 한 권의 책으로 여행 후기를 남긴다. 이 일은 또 다른 7공1선들을 위해 중년의 여성들이 곱게 나이들어 가는 바른 길잡이를 해주자는 의미도 있다. 
                             
작년 가을에는 핑크런 마라톤을 뛰었다. 건강이 덜 좋은 친구, 다리를 다친 친구도 있다. 핑크런의 의미가 남의 일이 아니니 축제를 즐기듯 동참만이라도 하자 했다. 정기적으로 봉사활동, 헌혈도 함께 참여한다. 건강이 허락되는 한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일들을 하자는 것이 7공1선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사춘기보다 힘든 갱년기를 함께 잘 이겨내도록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 자녀들이 각자의 삶으로 떠난 후에 찾아오는 공허함을 그들은 서로 다독여주고 챙겨가면서 새로운 인생 삼모작을 함께 하고 있다. 서로의 안부를 물어주고, 생일을 챙긴다. 부장님도, 과장님도, 대표님도 아닌 7공1선 각자의 이름으로 서로 맘을 나누고 정을 나누는 일들이 그녀들에게는 신선한 즐거움이며, 생의 또 다른 활력소가 된다. 
매일 가벼워지는 발걸음, 즐거운 일상들이 덤으로 따라온다. 
 쉰을 넘긴 여자들의 청..
오늘도 제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도움의 손길에 주저하지 않는 그녀들. 
앞으로도 자신의 이름을 우선에 두는 행보는 계속될 것이다. 
7공1선 그녀들은 더 큰 어른, 더 따스한 어른으로 나아가는 길을 함께 갈 것이다.


이 글은 제가 직접 지난 6월엔 쓴 글입니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의 나다움기자로서 코로나19로 여행이라는 것이 자유롭지 못할 즈음에  서로에게 힐링이되는 글로 쓴 기사였습니다.
저에겐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지금도 다음 여행을 계획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