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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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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미는 울 엄마가 최고인데


BY 나무동화 2020-08-10

빗소리가 아침부터 주구장창 들린다
그만 내리하고 하고 싶지만
창문가득 물방물이 틈도 없이 존재감을 뿜어낸다

" 뭐 먹을까 "
" 부침게  김치 부침게"
" 김치 부침게는 또 우리 엄마가 완전 잘하는데..."
" 그냥 아무거나 먹자 "
아침 댓바람부터 신랑이 부침게 타령이다
청양고추를 총총 다져서 넣고 감자도 두어게 깍아서 넣고  냉장고에 시체처럼
널브러져 있는 오징어도 한마리 넣고 결정적으로 쉰내 풍기는 작년 묵은지를
댜충 다져서 부쳐낸 김치 부침게는 어찌나 맛있었는지..
그걸 너무 잘알고 있는 신랑이 부침게 타령을 한다
샤워하고 나와서 머리를 말리다가 배가 고팠는지 다시한번 날 쳐다봤지만
얄짤 없다
일요일 아침 주말에 웬 ~~~~
것도 오후라면 모를까
그러면서도 사실은  내심 신경이 쓰였다
" 점심먹고 나서 엄마집 가서 부쳐올께.."
"  저녁에 막걸리도 사다놀께 "
"  그냥 있는거에 밥먹고 가 "
이건 뭐 얘를 달래는 것도 아니고 슬슬 달래서 출근을 시켜놓고
엄마한테 내려갈 준비를 해본다
우리집서 친정집까지는 딱 10분
가까워도 너무 가까워서 가끔은 불편하다 좀 몰랐으면 하는 일들도 있는데
하지만 가까워서 맛있는 음식을 자주 얻어다 먹는 장점이 훨쒼 더 크다는거
" 엄마 나왔어"
" 비오는데 "
" 야 니가 좀 해라 안그래도 우리 부침게 생각하고 있었다
  냉장고에 한치 2마리있고 청양고추도 있고 감자도 있다 "

얻어먹을려다 포기하고
바로 김치냉장고에서 살짝이 아닌 많이 쉰 김치를 2포기 꺼내서 한포기는 행구고
한포기는 그냥썰어서 준비하고 이런이런 한치란다 총총총 썰어서 양푼에 넣고
감자도 채치고 아빠 좋아하는 청양도 다져서 넣고보니 이런 한양푼이다
우리밀에 감자전분까지 넣고  가스레인지에 후라이팬 2개 걸고 식용유를 두르고  나니
벌써 군침이 고인다
이미 알고 있는 맛이어서 더 그럴지도 모른다
" 아들 누나 왔다   같이와서 부침게 먹어라  "
" 넉넉히 해서 너도 가져가고 엄마아빠도 저녁에 먹고 니도 가져가고 "
대충 10장은 부쳐야겠다는 감이 오지만 빗소리에  다들 젖가락 들고 벌써
식탁에 대기상태다 넓다란 쟁반에 주욱주욱 뜯어가면서 먹는걸  보니 기분이 좋아지고
" 에 휴 ~~~ 울 딸이 엄마솜씨 고대로 물려받았네 "
특별할것 없는 부침게에 옛날 이야기 하면서 웃는 엄마의 덕담이 기분좋게 열심히
부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