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란 닉네임을 달고 이곳에서
푸지게 놀았었다.
글도 자주 올렸었고, 서로 댓글을 달아주면서
화기롭게 지냈었다.
정말 우리들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아컴이 아니었던가!
이곳에서 전국, 아니 미국까지 친구가
생겼었고
우리는 시시콜콜한 생활상을 다 까발리면서
애환을 함께했었다.
매번 5월 말에 열리는 아컴 행사에는
전국의 동지?들이
몰려와 서로의 닉네임을 부르며 부둥켜안고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이토록 끈끈한 우정이 싹틀 수 있고, 이렇게 질긴 인연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과
신기함이 공존했던 우리들의 아지트.
실제로 지금도 일부는 만나고 소식을 접하고 있긴 하다.
살다보면 이런저런 일들로 자연스럽게 이곳에서 멀어지게 되어 서로에게 소원해졌지만
추억까지 다 없어진건 아니다.
나는 공부를 더 해보겠다고 결심하면서 한곳에 집중하다 보니 이곳에 치중할 수 없었다.
안보이면 멀어진다는 말처럼 자주 들어오지
않다보니 아컴 문이 닫혔었다.
한 바퀴, 두 바퀴 돌아돌아 시간은 이다지 우리를 녹슬게하고 소홀하게 했나보다.
다른거 생각할 새 없이 살다보니 추억은 자꾸만 더 멀어지고 희미해졌다.
작년 어느날 아컴이 문득 떠올라 사이트
관계자와 통화 후 열리지 않던
문을 따보려고 했다.
그러나 임시 비번이 잘못됐는지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 후로 그대로 지내다가 엊그제
메일을 열어보니
휴면회원에 대한 소식이 날아와 있었다.
이때다 싶어 아컴으로 들어왔다. 닉은 변경하지 않고 비번만 바꿔서 들어왔다.
(혹시나 나를 알아보는이가 있지않나 싶어)
아컴을 돌아보니
세상에~만상에 2003년에 썼던 글들이
남아있는 거다.
일부는 소실되기도 했지만 그렇게 오래된
글들이 살아있다니.....
무심했던 주인이 언제 들어오려나 기다리고 있던 내 글 조각 들에게 미안하고 지우지않고
보전해준
아컴에게 진정으로 감사하다.
예전에 그 순수했던 문우들이
보고싶고 그립다.
전국을 연결하던 찐 했던 우정의 끈 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20년이 가까워오는 이 시점에 희미해진
얼굴들이 살금살금 끌려온다.
장성의 우물안 개구쟁이님, 의성의 시골아낙, 부산의 휴식님, 눈꽃님 오늘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녀들이 내게 베풀었던 후한 대접을 갚아주고 싶다.
미국에서 잠깐 나왔다가 내게 와서 녹두죽을 쒀주고 갔던 시인은 얼굴은 기억하는데 닉을 잊어버렸다.
지금도 끈을 놓지않고 이어가는 박실님, 안단테님,아리님, 조약돌님, 향기님, 안개비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들.
안개비님은 얼마전 수세미를 100개나 보내주었다. 일일이 손으로 뜬 수세미를 보내준
그 성의에 무엇으로
보답해얄지 고민중이다.
글과 맘으로 연결된 이 우정의
그물코에 구멍이
뚫리지 않도록 부단히 지키고
가꿔가야겠다.
오랜만에 들어온 아컴은 푸근한 친정같다.
나이들어 찾아온 아컴은 동네 어귀에서
나를 반기는 오래된 고목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