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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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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절 잡아가


BY 만석 2020-05-02

날이 흐려서 비가 곧 내릴 듯.
그런데 영감은 오늘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비가 내리기 전에 다녀와야지 하고 서둘러 대문을 나선다.

햇볕은 별로지만 그래도 선그라스를 끼고
마스크까지 장착을 하고 모자를 눌러 썼더니
내가 봐도 내가 누구인 지 모르겠다.

그래도 산길은 땀을 쥐어짠다.
숨이 턱까지 몰아치는데 영감은 벌써 자취도 보이질 않는다.
에~라. 내가 길을 몰라서 걱정이더냐 간이 벤취에 앉아 숨을 고른다.

한참을 오르니 저기 벤취에 앉았는 늙은 이 뉘신고.
미워서 돌아앉아 숨을 헐떡거리며 앙탈을 한다.
"누가 잡아가면 어쩌려구."

"누가 절 잡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천만의 말씀이란다.
웃음이 나오면 허허허 웃으면 그만인 것을
영감은 웃음을 참느라고 나오지도 않는 헛기침만 연발한다.

허긴 누가 날 잡아가겠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