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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을 뚫고 데이트했지요


BY 만석 2019-12-05

칼바람도 너무 도를 지나친 표현이었나?
데이트도 그러고 보니 너무 오~버 했구먼.

버스 정거장 다섯 구간을 아니, 더 먼가?
암튼 그 정도를 영감과 앞서고 뒤서서 걸었어요.

일기예보가 겁을 잔뜩 주어서
두꺼운 바카에 털 달린 모자를 치켜 세우고

은행나무를 밟으며 가랑잎 구르는 소리를 들으며
먼 은행에 일 보러 갔었지만 이왕이면 데이트라 할래요.

만보를 따로 걸을 것 없이 영감을 부추기니
영감 왈, "제법 먼데."하네요.

단풍 귀경 한 번 나들이도 못했으니
저만치 앞서 걷는 영감을 뒤따르며 씩씩하게 다녀왔습니다.

일짜감치 만보걷기도 끝냈으니
오늘은 저녁 잠도 일찌감치 청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