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남편 사용 후기란 글을 웃자고 조금 재미있게 각색해서 올렸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좀 당황 스러워서 글을 삭제를 하고 혼자 곰곰 생각해 보았다.
어떤 분은 불편 하다고 하고 어떤분은 너무 사실적이라 했다.
그냥 남들 다 아는 얘기만 하면 재미 없으니까 약간 비틀어 본 것인데 그게 받아 들이기 어려웠나보다.
얼마전 김영남 시인의 " 정동진역" 과 이승하 교수님의 " 아버지의 성기를 노래하고 싶다 " 란
두편의 시로 수업중에 서평을 주고 받았다. 이승하님의 시는 치매걸린 아버지를 닦아주는 눈물나게
슬픈 시였다. 두편 모두 직접 경험이 아닌 간접 경험으로 쓴 시라고 했다. 책으로 읽고 쓴 시가 실제
경험처럼 슬펐다. 그 시를 발표하고 나서 많은 지인들이 전화를 해서 위로를 해줘서 곤혹 스러웠다했다.
잠시 쉬는 참에 어느분이 나를 툭툭 치더니 어떻게 간접 경험으로 그렇게 쓸수 있냐고 묻길레 문학이
예술이 그런거지요. 남녀의 성적인 표현을 묘사한 소설이 꼭 그사람의 경험은 아니잖아요. 헤어지는
아픔을 노래한 시가 그 시인의 실제 경험일 필요가 있나요? 이야기를 하는데 내 나이 또래의 K 가 들어
오다가 무슨 얘기 중이냐길레 그 얘길 했더니 맞지요. 그럼 실연의 아픔을 노래한 가수는 다 실연 했어야
하잖아요. 하니 그런가? 해서 같이 웃었다.
지금 내가 꼭 그짝이다.
나는 그저 가벼운 토크로 재미지게 써 본것인데 이상한 아줌마가 되어 버렸다.
수필은 사실에 근거해서 약간의 재미를 가미 한다. 하지만 이 글은 그냥 가볍게 웃자고 비틀어서 쓴
토크 형식의 글인데 이런 예상치 않은 반응에 글을 삭제하고 나서도 마음이 편치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