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다 먹은 후 이번 주 내 스케줄(?)을 미리 알려주며 남편의 공사 일정과 겹치지 않도록 나름 배려를 했다
내 스케줄이라는 게 목요일 저녁 한 달에 한 번 있는 독서모임과 토요일에 1박2일 일정으로 원주 친정엄마한테
가는 일이다
며칠 전 언니와 통화를 했는데 엄마가 자꾸 인지능력이 떨어지니 형제들이 주말에라도 돌아가며 들러 엄마와
보냈으면 하길래 동생들에게 통화를 해 동의를 구했다
지난 주는 밑에 동생이 다녀왔는지라 이번 주는 내가 가기로 한 것이다
몇달 전 엄마가 허리도 안 좋으신데 남동생이 데려다 놓은 고양이까지 챙기느라 생병이 나시다시피 해
병원 입원까지 하며 인지기능 검사를 했는데 당신 사시는 곳이 강원도인줄도 모른다고 대답을 하시니
깜짝 놀랐다 설마 그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눈앞에서 확인을 하고 나니 새삼 엄마의 현재상황에 대해
미안함과 죄송함이 한꺼번에 밀려오며 엄마 계시는 동안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싶어 한동안은 매주 2박3일씩
다녀오기도 했다 물론 남편에겐 이런 내 마음 전하며 미리 양해를 구했었다
남편 역시도 그땐 어쩔 수 없이 이해를 해주었기에 큰 부담없이 다녀오곤 했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누구라도 허락을 해주었을테니
오늘도 그래서 미리 말을 한거였는데 영 반응이 신통치 않게 말을 삐딱하게 한다
화장실 공사가 지금으로선 당면과재인지라 타일공사까지는 끝내고 이번 주는 쉰다 했으니 크게 신경 쓰일 일은 없겠다
싶었는데도 정확히 확인을 해두고 맘 편히 내 일을 보고 싶었다
그런데 말을 하다 내가 묻지도 않은 걸 설명한답시고 조금 하더니
"아이, 설명하기 귀찮아!"하며 짜증을 낸다
듣던 나도 기분이 상해
"아니, 누가 설명해 달랬나? 자기가 해놓구는 왜 짜증은? 좀 친절하면 안 되나?"
라고 하니 미안했는지 좀 머쓱해했다
우리는 매사가 이런 식이다
자기 생각대로 일을 벌이고 나는 늘상 조수 노릇에 이골이 났다
이번도 지하 화장실을 자기가 오르내리기엔 벅차다며 입구 바닥을 한 단 높인다는 생각인데 내가 거기에
대해 가타부타 말을 안하니 섭섭했는지 심사가 꼬였나보다라고 짐작을 할 뿐이다
그 일을 내가 말린다고 안 할 사람이 아닌 걸 알기에 나는 굳이 관여 할 필요를 못 느껴 말을 안 한 것이다
그런데 내가 미리 내 스케줄을 말하니 미리 선수친다 생각해 심사가 꼬여 그 꼬인 심사가 말로 툭 튀어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말이란 원래 생각을 통해 나오는 것이기에....
기분좋게 시작해야 할 한 주일이 사소한 말 한 마디로 인해 시작부터 안 좋긴 했지만 내 인생 내가
사는거니 나는 내 계획을 진행하면 그 뿐이다
그래서 평소 내가 도와야 할 부분은 최선을 다하여 해주고 내 할 말을 한다
남편과 살아오며 터득한 내가 살아가는 나만의 생존 비법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