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관심 갖고 지켜보는 TVn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매주 화요일 11시에 방영되는 "유퀴즈온더블럭"으로 우연히 한 번 보았는데
국민 MC라 불리는 소통왕 유재석이 큰자기, 예전에 양배추로 활동했던 개그맨
조세호가 아기자기라는 호칭으로 길거리를 걸어다니며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로
만난 시민들에게 퀴즈를 내서 맞추면 현금 100만원을 주는 프로이다
처음 볼 땐 솔직히 현금 100만원이라는 거에 더 큰 호기심이 생겨 대리만족하는 마음으로 재밌게
보았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그 프로에서 추구하는 게 퀴즈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며 더 관심이 가는 거였다
지난 주에는 인천을 찾아가는 시간이었기에 은근히 내가 아는 지역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겨 더 열심히 보았다
인천은 내게 고향과도 같은 곳으로 초중고를 거기서 나왔기에 곳곳에 아련한 추억이 서려 있고
아직 그곳에 살고 있는 친구도 있는지라 무척이나 정겨운 곳이다
인천의 곳곳을 누비는 유재석과 조세호를 따라 나도 어느새 인천의 거리를 실감나게 따라가고
있었다 그러다 조금 낯익은 건물이 보이길래 혹시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그때는 국민학교)가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 나의 모교인 창영초등학교였다 내가 졸업한 지 어언 반세기가 훌쩍 지났으니 벌써
110년의 역사를 간직한 자랑스러운 학교이다 그때는 대창영이라할만큼 그 학교를 다니는 자부심이
대단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언니를 비롯한 4자매가 줄줄이 다녔으니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만큼 기세가
남달랐다
학교 옆길에서 수업 끝나고 가는 초2 새까만 후배들을 만나 눈높이를 맞춰 대화하는 두 MC 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더군다나 2학년 여자 후배가
똑 소리나는 인터뷰를 하여 국민MC 유재석마저도 감탄하게 만드는 걸 보노라니 역시 명문의 전통이 살아
있구나 싶어 새삼 뿌듯했다
그리고 학교 옆 동네에서 만난 아주머니도 비록 퀴즈는 못 맞췄지만 부자는 아니어도 소박하게 또 정직하게
사는 모습은 그 프로를 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 할 뜨거운 감동을 받게 한다
다른 프로처럼 작위적인 대본이 아니라 즉석에서 만난 일반 시민들의 꾸미지 않은 진솔한 모습에서 자기도
모르게 감정이입을 하여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으니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는 지루함도 날아가고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이런 프로가 오래 계속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너무 늦게 한다는 단점만 빼면 모처럼 좋은 프로가 초심을 잃지 않고 많은 사람을 힐링시켜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