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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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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 미리 어버이날


BY 마가렛 2019-05-02

내가 예약한 장소가 못마땅한 남편은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안 좋은 글만 읽어주는
남편에게 "그런 자기가 알아서 예약하던가!" 볼벤소리로 한마디 하니 조용하다.
이미 난 심사가 틀어졌다. 나름 심사숙고해서 예약을 했었는데 그나마 어버이날이라
예약하기도 힘든데 가끔 저렇게 초를 친다.
내폰은 벌써 데이터가 얼마 남지않았다고 알려주며 나는 폰의 입을 닫았다.
남편과 먹는 점심은 별로 맛이 없었다.
아니 곤드레정식은 맛있었는데 남편이 비위 상하게 했기에 맛없게 먹는 척 했다.
조금은 미안한 눈치로 "커피 마실래?' 하는 남편에게 "식당커피는 너무 달아서 안 마셔!"

나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카페로 데려가려고 하는것 같은데
카페앞은 주차할 공간이 일도 없다.
워낙이 유명한 카페인데가 휴일인
근로자의 날이라고 모두 즐거운 점심후 카페에 머무르는지
그 넓은 자리가 빽빽하다.
"그냥 가자~"
외시타운 한 바퀴 돌다가 새로운 길로 가보니 작은 간판이 눈에 띄여
호기심에 들어가보니 숨어있는 카페다.
어찌보면 가건물 같기도 하고 커피공장같기도 한 그런 분위기였다.
우리같은 사람이나 찾을 수 있지 어떤 사람은 왔다가 그냥 간다는 미세스의 말씀에
그럴법도 하다 싶게 잘 안보이는 카페다.

커피맛은 굿이다~
숲이 보이고 실내가 조용하고 은은한 클래식이 흘러 나오고
명화도 한두점 걸려 있고 그야말로 휴식공간으론 내맘엔 쏘옥든다.
심심했던지 미세스도 우리에게 작은이야기를 건네며
입소문으로 커피맛이 좋다고 소문은 났는데 좀 외진 곳이라
생각보다 평일에는 손님이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우리의 조언대로 간단을 좀더 눈에 띄게 만들고 좀더 적극적인 광고를 하겠단다.
오월의 숲의 향기에 애기똥풀은 바이올린 선처럼 곱게 올라오고
작게 놓인 테이블은 누가 앉아 주기를 바라고있다.

남편이 예약한 곳을 찾아 가 보니 깔끔하고 정갈한 퓨전 한정식집이다.
사실 작년에 아버님 생신 때 예약하려다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해서 다음으로 미루었는데
그 다음이 이번 어버이날 행사 장소가 되었다.
와이프가 밝아진 모습에 남편도 기분이 좋은지 공방을 하는 친구에게 잠깐 들려보잖다.
공방은 입구부터 예사롭지가 않았다.
엄청난 나무가 우리를 반기는데 나무향기에 취해 자리를 뜨기가 싫었다.
나무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남편의 친구말에 귀 기울이며 잘짜여진 목가구가
맘에 들어 물어보니 가격이 역시나 비쌌다.
몇 번이고 만져보고 그윽한 눈길을 보내는데 정작 남편은 거실테이블용 원목에 관심이 가는 눈치다.
서로의 관심 대상이 다르군...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우리가 어버이날 대접을 받아야되는데
아직도 부모님 어버니날만 챙기고 대접을 못 받고 있다고 쓸쓸하게 이야기한다.
내가 괜시리 쿨한척 한마디 건넸다.
"우리가 자축하면 되지.. 오늘 어버이날 행사 미리 치룬걸로 하면 되잖아요.
아이들도 멀리있고 바쁜데 무슨 어버이날이 대수라고.."
힘주고 위로하지만 나도 살짝 기대했던 건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