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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꿀잠을 잘 것만 같다


BY 만석 2019-03-10

8시 10분. 미세먼지 농도가 양호하다는 예보를 듣고 걷기 나갈 차비를 하는데 아들이 올라온다. 
"어딜 가세요?"
"한 바퀴 돌아오려구."
"혼자서요? 아빠가 다리가 아프셔서 같이 못 나가시겠네요."
나이 50을 바라보면서도 아직 '아빠'라 한다.
"핸드폰은 가지셨어요? 조금만 돌고 오세요." 
늦은 시각이라 걱정이 되나 보다. 

하늘이 컴컴해서 분별이 되지는 않으나, 확실히 공기가 좋은가 보다. 내 눈이 아주 편안하다.
혹시 싶어서 핸드폰을 열어보니 아직 미세먼지 농도는 양호하단다.
오늘은 백화점을  지나쳐 서 내친김에 지하철엮까지를 걷는다.
공기가 좋으니 마음도 가볍고 몸도 가볍다.

집에 돌아오니 9시 40분. 오늘도 6km를 1시간 30분 동안 걸었구먼. 만보는 거뜬히 걸었지.
거의 샤워가 끝나 갈 무렵 현관의 번호판을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에구. 걸고리도 잠궜는데.
"누구니? 누가 왔니?"
"저예요. 아. 들어오셨군요. 전화를 걸어도 안 받으셔서 안 들어오셨나 하고 올라와 봤어요."
큰아들이 올라온 모양이다.
"아, 내가 샤워 중이라 못 받았구나."
"문 열지 마세요. 내려갈께요. 주무세요."

아들이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나고 계단 저 아래쪽에서 며느님 목소리가 들린다.
"들어오셨어요?"
"응. 들어오셨어."  에구. 여러 사람 걱정을 시켰구먼 ㅉㅉㅉ.
핸드폰을 열어보니 아들의 부재중 전화가 세 통이나 들어 있다.

그런데 난 시방  많이 행복하다.
행복해도 되는 거냐고 내 스스로에게 묻는다.
행복해도 좋다고 내 가슴을  다독여 본다.
오늘도 나는 분명히 꿀잠을 잘 것 만 같다.


버지니아의 한 농장을 방문했을 때 그 하늘이 너무 깨끗했던 기억이 나서 올렸습니다^^ 
오늘도 나는 꿀잠을 잘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