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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12

새해인사


BY 그대향기 2019-01-02


세월 참....빠르다.

장사한답시고 바쁘다는 이유로 아줌마닷컴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이트를 닫고 살았더니

비밀번호도 까 먹어버렸고 어찌어찌 아줌마닷컴의 도움으로 다시 로그인을 했다.

1년 하고도 한참이나 더 지난 시간이었다.

5일 중에 사흘을 장에 나가야 하니 앞 뒤 하루씩 남는 날에는 다음 장을 준비해야 하니 더 바빴다.

몸도 마음도 다 바쁜 한해였다.

어떻게 날이가고 달이 가서 한해가 훌쩍 ....

독서는 우아한 취미생활이 되어버렸고

컴퓨터접속은  더 고상한 여가시간이었다.

새벽에  나갔다가 한밤중에  귀가하는 나날들이다보니  집안 경조사도 잊고 살았다.

둘째 공부마칠 때 까지만 사람노릇에서 좀 비껴있어야겠다싶다.

올 한해  유난히도 경조사가 잦았다.

친구네 아들 딸 결혼식에 사촌들 결혼식 그리고  친척들의 사망소식에 친구들까지...

미안하다 죄송하다 전화드리고  축금과 조의금을 인편으로 보낸게 전부였다.

완벽하기 참 힘들다.

어지간하면  그리 안하고 살고싶은데  그게 말처럼 안 쉽다.

그러구러 한해가 저물었고 새해는 어김없이 밝았다.

화들짝 놀란  가슴  뭘로 달래지려나?

올해가 내 나이 오십줄의 마지막 해라니....

눈가에 늘어 난 잔주름으로보나 희끗희끗한 반백의 머리결로 보나

60이 내일인 중년은 맞는데 이 엄연한 사실에 화들짝 놀라다니 서글픈 미소가 스치는 건 어인일인지.


다 늦게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둘째뒷바라지만 아니었어도 지금쯤은 아이들 공부뒷바라지에서

해방될 나인데 아직 학부형이라니  그나마 좀 젊은 느낌?ㅎㅎㅎ

막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준생 생활없이 바로 취직이 되어 제법 큰 건설회사  건축기사로 있으면서 

가끔 용돈도 챙겨주고  근사한 저녁도 사 주는데 남편 밥보다 얼마나 더 기분이 좋은지.


둘째만 해결하고 남편하고 못했던 여행도 좀 다니면서


시골집마당에  욕심껏 야생화를 심으며 여유롭게 살고프다.

부자가 아니어도 행복할 것 같다.


텃밭에서 나는 푸성귀 뜯어 데치고 무쳐서  나물밥만 먹어도 배 부르고 건강한 생활


바빠서 못 만나고 그리웠던 친구들 불러 조촐한 밥상에 둘러 앉아 밀린 수다를 떨며  살고프다.

그 때는 친구들이 바쁠려나?


타닥타닥 장작이 타는 소리며  구수한 불냄새

화덕 위에 올려 놓은 주전자에서 차 끓이는 소리며 은은하게 번지는 차 향

찻잔에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

소박하지만  조금은 뒤로 미뤄진 여유로움이다.

벌써 3년을 감당했으니  3년만 더 열심히  뛰고 여유를 가질 예정이다.



추신

아줌마닷컴 에세이방 가족 여러분 모두모두 건강히 잘 계시지요?
새해인사가 늦었네요.
황금돼지해 각 가정마다 다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술술 잘 풀리는 무탈한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일 때문에 자주는 못 들어오지만 늘 그리운 에세이방 이랍니다.

아줌마닷컴 고객관리팀에 감사드립니다.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로그인이 어려웠는데 친절하게 도와주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