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세상에 이런일도!
내가 대학생이 되었다.
59세의 열띤 발광이다.
회갑이 얼마남지 안았는데...
조금있으면 연금 타먹을 나이가 되었는데...
꼬집어 볼 필요가 없다.
분명 꿈은 아니니까.
요즘 캠퍼스를 즈려 밟으신단 말이다.
학식도 먹어보고.
매점에서김밥도 사먹고
아이스께끼도 죽죽빨아보고
한입씩 돌아가며 먹어도 보고
우리 딸들이 대학 다니면서 해보는것 다 해보고 있는 중이다.
아니 미팅하고 연애는 삭제다.
내가 대학생이 된것에는 사연이 길다.
늘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엄두도 나지 않았으며 , 머니 머니 머니또한
계산 하지 않을수 없기에 포기를 하고 있었다.
형제들이 나만빼놓고 몽땅 대학을 나왔으며
남편은 대학원 졸,세 딸냄씨들도 모두 인서울.
나름 악착같이 살림하고 애들 기르며 그림그려 충남 도전 작가되고
어쩌면 남들에게 부러움에 대상이 될지 모르지만
항상 채울수 없는 욕구가 나를 답답하게 했다.
학력 컴플렉스가 나를 쓰라리게 하였다.
오늘도 수업도중에 교수님 왈
"작가가 고졸이 뭐여."
ㅋㅋ...불 젖가락으로 나를 쑤시며 자극했다.
우 ~ 우~
지난 겨울 봉사 활동을 하다가 왕따가 되어 가슴앓이를 하던 사연이 있었다.
한번 남겨진 상처의 흔적을 애써 지워봤지만 잊혀지는듯 하다가
다시 떠오르고....
왜 이런일이 생겼을까?
왜 이런일이 생겼을까? 반문하고 고민을 하면서 분석하기 시작하였다.
나에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원인 분석을 하고있을즈음
우연찮게 대학교수님으로부터 "심리 상담사 "를 모집한다는 애야기를 듣게 되었다.
열심히 공부하여 (심리상담사 2급, 미술 치료사 2급)과정을 따게 되면서
대학에 발을 담그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아픈 과거가 내 인생 터닝 포인트가 된것이다.
시대가 참으로 좋아졌다.
요즘엔 공부를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할수있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내가 다니고 있는 대학이 천안에 있는 호서대 학점은행제다.
이곳에서 나는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토요일엔 8시30분부터 시작된 강의가 밤 8시 30분까지 이어진다.
물론 공강도 없다.살짝 비집고 점심먹는 정도의 시간만빼면 모두가 수업이다.
눈도 침침하다.
안경도 두개를 사용한다.
하나는 다촛점안경 하나는 일반 돋보기.
여전히 말뚝만한 커피잔에 옆에 놓여있다.
이런거는 가르쳐주지도 않았건만 잘도안다.
공부를 할때에는 진한커피보다 연하고 부르러운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됨을 알게 되었다.
어느때는 졸리고 살이 족족 내리다못해 지리리 하다
그러나 나는 하고 있다.
자존감이 내 가슴을 벅차게 했다.
혼자 조용히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
남편에게 대학엘 가겠다고 했더니 맨처음 한말이 이말이다.
"하고 싶으면 해야지."
나는 이리하여 59세라는 늦은 나이에 대학생이 된것이다.
주중 수업은 그런대로 부작용이 없지만 주말수업은 아무래도 걸리는게 많다.
그리고 제사나 가족들 행사가 문제가 되었다.
당장 다음주 월요일이 제삿날이다.
문중에서 제사를 하루 앞당겨 일요일날 지내자는 지시가 내려졌다.
와! 정말 고마워라.
친정아버지 생신이 되었다.
늘하던대로 식구들 밥을 해먹이려 하였더니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
"됬다. 너 할만큼 했다.이제는 단초라게 살고 공부해라."
가족들이 고맙게도 협조를 해주었다.
나에 대학생활
정말 기대된다.
어려움은 지팡에 삼아 딛고 일어서면 되고
머리 안돌아가는것은 다른 사람보다 더 노력하면 되고
일단 맛보기로 공부를해보고 적성에 맞으면 대학원도가고 계속해서 공부할생각이다.
야호! 나도 대학생이란말이다.
나도 캠페스를 누비며 공부할수 있단 말이다.
나의 대학생활이여!
순탄할지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