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우리 부부는 말다툼을 좀했다.
늘 그렇듯 우리부부사이가 조금만 이상해도 아이들은 불안해 한다,
전문가들은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지 말라고 하지만 어찌 사람이 살면서 안 싸울수가 있으며
또 예고 하고 싸울수가 있을까?
예를 들어 남편 우리 5월 24일 아침 6시에 애들 자는 사이에 잠깐 나가서 싸우고 와요...
이런게 될까? 나중에 싸운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지금 당장 화가나고 말 하고 싶은데 우리 이 문제 가지고 몇월 몇일 몇시에 얘기해요 라고 한다는 것도 웃기다 왜냐면 시간이 지난뒤에는 그 일을 들추고 싶지 않고 또 어떤 감정이였는지 자세히 설명하기도 힘들고 그때 일가지고 지금 이평화를 깨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나중에 싸운다는것도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물론 지속적인 문제이고 차분히 해야 할 말들은 시간을 갖고 서로 대화 하는건 몰라도...
같은 뱃속에서 태어나고 같은 부모 슬하에 자랐어도 서로 다른게 사람인데 30년을 다르게 살다가 같이 살면 생각과 행동이 다른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남편은 참 창의적이고 머리도 좋고 좀 자유롭게 생각하는 반면 난 좀 고 지식한 면이 있다.
정리가 잘되어 있어야 기분이 좋고 행복하고 정리가 잘 된곳에서 편안함을 얻는 편이다.
오늘 아침에 싸운 이유는
남편은 다음날 아침에 가지고 갈 가방을 왜 장롱에 넣어 놔야 하는지 오늘 밤에 또 잘 건데 이불을 왜 꼭 개서 장롱에 넣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내가 아이들에게 학교 갔다오면 책가방은 장롱에 넣어 놓고 바닥에 까는 이불은 손목과 팔이 아프니 되도록이면 바닥에 깔지 않고 침대에서 잤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찌 보면 맞는 말인 것 같다. 남편 말대로 내가 이불이 바닥에 펴있는 것과 가방이 바닥에 있는 것이 보기 싫다고 다른 식구들을 귀찮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주장은 이불이 바닥에 있으면 낮에 밟게 되고 아이들이 그 위에서 뭘 먹으면 더러워지고 그런 이불 위에서 자다보면 집먼지 진드기에 약한 아들과 남편은 피부병이 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가방은 방이 좁은데 세명의 가방이 바닥에 있으면 좁기도 하고 이불과 마찮가지로 밟고 앉고 하다보면 더러워지기 때문에 장롱에 정리를 하자는거다.
우리는 사실 그렇게 싸우는 일은 없다 결혼 초는 모든게 맞지 않아 많이 싸웠다 정말 박터지게 싸우고도 서로 오래 가지 못하는 성격이라 금방 웃고 햇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까지 싸움이 나지 않도록 서로 조심하고 양보하게 되었다.
쓴 물건 제자리등 집안을 정리 하는건 우리집안의 숙제다
나 외에는 아무도 정리를 하지 않는다. 아이들과 남편이 집에서 뭘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알수있다.
과자와 라면을 뿌셔 먹었구나, 로봇을 가지고 놀았구나, 닌텐도를 했구나, 손톱을 깎았구나, 옷을 갈아 입었구나 하다못해 물을 몇번 마셨구나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그대로 늘어 놓으니 알고 싶지도 않은 행동 하나하나를 다 알수 있다.
남편은 그렇게 정리를 요구하는 내가 힘들단다.
그러나 집 청소를 안하면 집먼지 진드기에 물려 피부에 바로 표시가 나거나 빨래를 소홀히 하면 먼지 때문에 계속 재채기를 해대는 사람은 남편이다.
속으로 열심히 해도 뭐라고해~라며 괜심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정리를 하고 싶지 않는데 물건 제자리 놓으라고 잔소리 하니 힘들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 혼자 4명이서 어질러 놓은걸 치우는건 이제는 못하겠다. 나도 너무 힘들고 지친다.
애들도 어느정도 컸으니 스스로 해야 하지 않는가? 남편 또한 기본적인것은 해야하고..
우리 애들은 정리정돈을 잘해서 나중에 결혼해서도 상대방이 힘들지 않게 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들 안해봐서인지 집안살림 몰라도 너무 모른다.
나도 안해봤다 나도 결혼전에는 엄마가 다해줘서 결혼하고 나도 조금씩 배우며 한거다.
근데 남자는 왜~? 평생을 모르는 건데? 왜 여자만 해야 하는건데?
내 손은 어느새 굳은 살이 배기고 손 마디마디는 굵어 지고 쭈글쭈글에 주부 습진은 늘 달고 산다.
60대 손 같다...ㅠㅠ
손이 그렇게 되도록 집안일 했다고 우리집에 깨끗한가? 그렇지도 않다...ㅠㅠ
그래도 남편이 날 이해해 줬는지 열심히 떠들어 대는 나에게 조용히 와서 안아주며 토닥여 준다.
그 순간 나의 모든 마음이 사르르~ 너무 고마웠다 먼저 이렇게 안아줘서...
남편을 출근시키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남편 또한 얼마나 힘들까?
세상에는 힘들지 않는 사람 없다 다 각자 위치에서 너무나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사는거다.
그렇게 힘들텐데 힘들다 말하지 않고 묵묵히 가족을 지켜주는 남편이 안스럽고 고맙고 감사하다.
오늘 아침에 이렇게 몇년 묵는 갈등을 말하고 나니 시원하고 또 서로에게 더욱 소중함을 느낀다.
부부싸움은 가끔은 서로의 갈등을 풀기위해 필요한것 같다.
남편이 회사가사 문자로 나 와이프 사랑해 말을 안해서 그렇지~ 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 문자가 너무나 행복해 눈물이 주르륵~~두고두고 보려고 캡쳐해 놓고 답장으로 사랑한다는 말 많이 해줘요~ 말들으니 행복하네 라고 답장했다~
노년에도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며 의지하며 살고 싶다. 같이 여행도 하고 서로 카페에 앉아 얘기도 하고 그 누구보다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싶다.
그런 관계가 되려면 서로 노력해야겠지?
미울때는 정말 너무너무 미운데~ 그래도 여자는 남편한마디에 행복해지는 존재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