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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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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는 쓰나미야?


BY 뜰꽃 2018-03-17

토요일은 휴일이라 그냥 즐겁다

고운 햇살에 일찍 잠이 깨어 상자 텃밭을 정리하고 밥 먹고나니

핸폰을 바꾸어 주겠다고 나가자고 하는 남편이다

가는곳 근처에 얼마전 혼자가 된 울언니가 사신다.

갔다가 언니네 집에 가자고 했더니 얼른 준비하라고 한다.

 

83세이신 큰언니는 반찬도 제대로 해드시는지 걱정이다

어제 해 놓은 무우말랭이와 코다리 조림 그리고 총각무 울거서 된장 멸치 넣고

푹 조린거 토마토 4개 파프리카 를 싸 들고 갔다

 

핸폰가게 들러 언니네 갔다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다.

몇달전 형부가 돌아가시고 장례식날 나는 아프다고 언니가 오지말라고 하셨다.

모두 장지에 가셨다

집에 있던 나는  시장을 봐가지고 언니네 갔다

언젠가 언니가 현관문 누르는 번호와 집 번호 누르는것을 뒤에서 핸폰에 저장해 놓았기에

들어가서 배추 된장국에 반찬을 몇가지 해놓고 기다렸었다.

장례를 다 마치고  조카들과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무슨 반찬 냄새야 하며

나를 발견하더니 모두 우렁각시냐고 놀랬다.

 

며칠을 육개장에 병원밥을 먹었으니 얼마나 집밥이 그리울까

배추 된장국에 생선조림에 더덕무침 오이무침 나물무침

모두 좋아하며 밥을 먹었던 적이 있었다.

 

오늘도 언니는 안계시지만  문을 열고 들고간 것을 두고 나오려고 번호를 누르니

뭘 먼저 누르는건지 잘 안되었다.

언니에게 전화를 하라더니 통화 내용을 옆에서 듣던 남편은 계속 눌러대는데

성질이 급해 이것 저것 눌러도 잘 안되니 신경질만 낸다.

겨우 현관문을 열었다

2층에 올라가 대문 키를 누르니 또 안되었다.

남편은 번호만 듣더니 후다닥 누른다.

옆에서 표정을 보니  금방이라도 터져버릴것만 같은 급한성격에 내 마음은 불안 초조

에이..... 괜히 오자고 했나보다

 

아침까지만  해도 밥 잘먹고 곶감먹고 토마토 먹고 커피 마시고 좋아서 행복했는데

그놈에 성격 이젠  바뀌었나 했는데  하여간  가슴이 벌렁 거린다.

에이 에이 .... 속에서 나도   소리지르고 싶었지만  울언니네 왔으니 어쩌랴

간신히 문을 열고 들어가 냉장고에 반찬을  넣어 놓고 사과를 하나 꺼내어

그이에게 주었더니 미안한지 삐쭉댄다.

나도 한조각 먹으면서 말했다.

 

자기는 쓰나미 같아...

갑자기 밀려오는 번개같은 파도... 쓰나미

왜 그런 생각이 그런 말이 툭 튀어나왔을까

본인도 미안한지 암말도 안한다.

곶감도 두개 꺼내다 주고 또 말했다.

신혼시절 그 급한 성격에 난 잘 울었었노라고

지금은 울기는 커녕 참았다가 반드시 왜 그랬냐고 말을하니 속이 시원하다고 말이다.

 

부부란 어쩌면 그리도 반대로 만날까.

 

언니는 다시 전화를 하셨다.

작은 방에보면 현미쌀 10키로 백미쌀 10키로 시골에서  배달해온 것이니 갖고 가거라

언니는 83세임에도 보험회사를 다니신다.

자식에게 짐을 주지 않으시려고 말이다.

형부의 부도로 언니는  30년을  보험회사에 다니셨다

자식들 공부 다 시키시고 이제 홀로서기를 늦은 나이까지 하셔야하니 맘이 짠하다.

 

예쁜 봄꽃을 사면서 언니것도 하나 사준 남편에 예쁜 마음 생각하며 속상했던 마음도 풀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