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꽃나무
모임의 언니 딸이 드디어 결혼을 했다.
언니는 기쁜 마음에 모바일 청첩장을 돌리고
축하해달라고 애교를 떠시며 이야기 한게 한 달 전이였는데
드디어 어제 삼성역 근처에서 결혼식이 거행되었다.
나도 한껏 축하해 주었다.
간절기의 날씨가 옷입기가 마땅하지 않았는데
제일 잘 어울리는 옷으로 차려입고 가면서 설레이기까지 했다.
언니 손을 잡고 안아주며 축하인사를 하니 너무 고마워했다.
서른이 훌쩍넘은 딸이 둘이나 있는 언니로서 어느 한 딸이라도 결혼하기를 그렇게 바랬는데
둘째딸이 먼저 결혼을 한게다.
처음엔 조금 안타까워햇지만 그래도 둘째딸이라도 좋은 신랑감을 만나서
결혼을 한다니 여간 고마운일이 아니었나보다.
자랑삼아 새신랑 이야기며 화보처럼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세상에 부러울게 없는 것처럼 환하게 웃던 언니의 표정이 저번 모임에서의 얼굴이었는데
어제는 더욱 기쁨의 표정이었다.
우리아이들이야 아직 20대초, 중반이고 학생이고, 결혼할 생각도 이야기도 없는 시기이지만
결혼식장에 가서 선남선녀들의 결혼식을 보면 마음이 좋다.
결혼식까지 마냥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을텐데
그 고비고비 잘 넘기고 결혼까지 골인했으니 당연 축하애줘야 할 일이지.
요즘 결혼은 예전과 달리 하객과 함께하는 결혼식이 많다.
은은한 음악과 더불어
식장안에 준비된 원형테이블에 둘러앉아 결혼식 하는걸 함께 지켜보면서
신부아버지가 새신랑신부에게 당부하는 메세지도 보내고,
축가를 부르면 함께 따라부르거나 손뼉을 쳐주면서 흥을 돋구니
하나의 축제다.
이번 결혼식에선 사회자가 축가까지 불러주니 바쁜걸음으로
왔다갔다하는데 말솜씨가 좋아 하객들이 웃음보를 많이 터뜨렸다.
식사를 하고 2부로 피로연이 시작되면 케익커팅과
작은 이벤트와 함께 오늘의 주인공들이 테이블마다 찾아다니며 인사를 한다.
그자리에서 덕담도 주고 혼주들과 인사도 나누니 좋다.
우리가 결혼할 때만해도 결혼식이 끝나면 주로 피로연장에 가서
식사를 따로하고 폐백한 신랑신부를 기다렸다가
인사를 하곤했었는데 결혼풍습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고있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의 모임도 반갑고 좋아서 에프터를 할 게획이었지만
불연듯 출연한 오랜지기 언니가 나에게 손짓을 하기에 모임의 에프터는 다음으로 미루었다.
결혼식장에 가면 여기저기 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은데
이렇게 또 따로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 땐 인기녀는 대략 난감하다...ㅋㅋ
그래도 오래간만에 만나 이야기 꽃을 피우고
말이 좀 많은 언니라도 정겹고 사람이 좋으니
헤어질 땐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