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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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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무덤


BY 가을단풍 2017-09-01

나이:58세

오늘아침 나는 죽었다.

내가 죽은날

2017년 9월 1일.

아 ! 살랑 살랑한 가을날에 죽었구나.

 

우리 남편은 묻는말에 대답이 없을때가 많다.

텔레비젼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봐도 남들은 다 웃어도 미동이 없다.

대화중 반응도 없다.

가끔씩 친구들사이에서 오고가는 유모아를 남편에게 풀어놓아도

웃기는 커녕 반응이 없다.

언제부터인가 가슴이 답답

더러 싸워도 보았다.

닥달도 해보았다.

그러면 그사람은 나에게 딱 한문장

"절에 다니는 사람이 그렇게 속통이 좁냐구..."

어디를 가자고 하면 간다 안간다 답변이 없다.

즉 묻는말에 대답을 안하는것이다.

그렇다고 말이 없는 사람도 아니다.

듣고 싶지 않는 말들은 너무 잘한다.

언제부터인가 남편과 이야기를 하기 않기 시작했다.

가슴에 울화같은게 치밀어 올랐다.

성격인듯

내가 싫어서 그런것도 아니고 성격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얼마전이었다.

남편이 여행을 앞두고 허리를 꼼짝 못하였다.

병원을 다녀도 잘 낫지 않았다.

경락을 병행하게 되었다.

맛사지사 속을 얼마나 터지게 했던지

화가나서 왈왈댔다.

"나원 사회생활을 어떻게 해서 벌어먹고 사는지는 몰라도

 어이 어이 .. (고개를 흔들며)부부 재미없겠는데...

묻는말에 왜 시원 시원하게 대답을 못탸."

버럭 버럭 기칠게 면박을 주었다.

옆에있던 동생이 킥킥 웃었다.

아! 고소!

나는 참 고소했다.

 

어제는 시민대학을 다녀왔다.

상호 소통하는 대화법을 가르쳤다.

정말 유익했다.

문득 남편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니~ 이남자도 지난 기수에 이와 비슷한 강의를 들었는데...

치 !

강의를 들으면 뭐해.

연속극은 왜봐.

아무리 좋은 강의를 들어도 ,아무리 좋은드라마를 보아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 소용없는법.

이렇게 살다보면 정답을 선택해야 했다.

1.그대로 살것인가?

2.아니면 마음이 잘맞는 사람들끼리 살것인가?

3,속이 터지더라도

  혹여

싸우게 되더라도 소통하며 살것인가?

 

 

문득  남편이가엽어지기도 했다.

딸들 등록금이 천 오백 가까이 들어갔는데

벌어먹고 사는것도 힘든데

언제 시간이 되면 대화를 좀 해야겠다 생각하였다.

그런데 오늘 아침 우연히 이야기 할 기회가 왔다.

또 반응이 없다.

묻는말에 댓꾸가 없다.

또 다시 열이  나기 시작했다.

아! 부부 나이들면 친구로 사는건데

답답했다.

그대로 참을것인가

반응을 할것인가를 생각하다가 반응을 하는쪽으로 선택했다.

식탁에 접시를 사납게 놨다.

"당신 너무 답답해

부부는 친군데

친구가 안좋으면 노년엔 그냥 무덤이야.

왜 묻는 말에 대답을 안해?
또 대답이 없다.

아침에 나는 왈왈 짖고 말았다.

그러나 그러나 이남자는 남들 얘기에는 정렬을 쏟아도

아내의 말에는 긍정적 반응이 없고

나를 공격한다.

늘하는말 "절에 다니는 사람이 원."

 

상놈에 새끼야 절에 다니는 사람도 사람여.!

휴~~~~

 

나는 죽어야겠다.

그리하여 오늘날자 나는 죽었다.

아주 커다란 내 무덤을 보았다.

졸혼이라는 단어도 생각해보았다.

역시 죽는게 났겠다.

그래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