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님 요즘 제가 나이가 들어가는지 가끔 다른것은 몰라도
병원 갈려고 현관문 닫고 나오면 한참 걸어갈때
문득 혹시 열쇠로 현관문 잠그지 않았나 싶어서 다시 한번 확인차 갑니다
분명히 잠가넣고 나왔는데도..."
나의 웃기는 말에 몇일전 손님으로 태웠던 어떤 아주머니 이야기를 하신다.
특정 장소에서 아주머니 태우고 가는데 마침 광안대로 앞에서 아주머니가
가스라고 외치면서 다시 돌아가자는 말에 갔었다고.
사실 광안대교 한번 타면 돌아 올 수 없는데 이 아주머니도 나처럼 가끔 깜빡하는
그런 증상이 있는지 기사님이 모시고 집에 갔더니 가스 잠겨있고 집안이 깨끗하다고
사람이 나이기 들어가면서 이상하게 변해가는지 몰라도 아니면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나도 요즘 병원가는날만 되면 혹시 그냥 닫고 나온것은 아닌지 문득 생각이 든다.
아마 나이 들었다는 증거일것인데 어떤날은 또 올라가보고 그제서야 안심하고는
병원간다.
어느날은 한참 걸어서 내려가는데 어디쯤에서 흘러나오는 커피향기가 나의 얼굴을
저절로 돌리게 했다.
병원에서도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인데도 사실 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커피 마신것은
열손가락안에 들고 처음 커피를 접했던 때라면 고등학생 3학년 실습나간 직장에서
경리 누나가 커피 한번 타보라는 말에 머그컵에 커피를 담았는데 그만 가득 담았기에
경리 누나가 수영해야한다는 유머에 사실 그때는 적당선을 몰랐다.
80%만 머그컵에 담으면 되는데도 그때 처음 커피 마셨을때의 느낌이라면
입안이 정갈하지 못하다는 느낌과 성인이 되어서 연한 커피 몇번 마셨지만
병원에서 의사가 나에게 난 커피 마시면 안된다는 체질이라는 말에 그 이후 마시지 않았다.
새로 생긴 길거리 카페 같았는데 들어가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고 그대로
병원으로 갈려고 한참 지하철역으로 걸었다.
그런데 3주전,
투석실에 가끔 오시는 과장중에 한 사람이 나에게 블랙커피 한번 마셔보라는 말씀에
당신은 연한커피보다는 블랙커피가 좋을 수 있기에 권유 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한약을 마셔도 입맛에 맞지 않은 쓴 한약 먹는것과 같아서 그래도 커피 마실때는
프림하고 설탕을 넣어야 제격인데 그대로 사람들마다 식성이 다르듯이
블랙으로 그냥 마시는 사람들도 있기에 몇일전부터 생각하기를 그래 나도 이제는
일주일에 한번 블랙으로 마셔볼까라는 종착점에 닿게 되었다.
혹시 그러면 병원가는날 다시 되돌아가는 깜빢증에서도 벗어날 수 있겠지라는
헛튼생각도 해보았는데 이참에 음료수 마시는 식성도 바꿔보는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