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다녀오는 아들이 삼복더위에 지친 엿가락마냥 축 늘어져 들어온다.
"아들, 힘든가 보네"
"오늘 짐도 많았고 많이 힘들었어요."
"헬스 갈 꺼야?"
"피곤해서 좀 쉬었다 갈꺼예요"
아들을 쉬게 두고 운동하려 나왔다.
카톡카~아톡
"헬스 가려는데 휴대용 바디워시 다 써서
집에꺼 덜어 가려고 펌프질 하는데 안 나와 새것 꺼냈어요.
새것 펌프 나오게 뚜껑 돌리는데 펌프는 나오지 않고
갑작스레 뚜껑이 열려 입고 있는 옷에 튀겨...딥빡"
"빨면 되지 머~^^"
"최대한 빨리 빨아 줭"
아들 녀석은 옷에 대해 편파적이라 입는 옷만 입는다.
그 성격에 바디 워시 묻어 벗어놓은 옷 없으면 불편해 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운동 끝내고 집에 와 샤워 하기 전 아들의 옷을 먼저 손빨래했다.
'이 비눗물에 울 아들의 피로와 스트레스 전부 흘러가라'
하는 바램을 담아 빨았다.
그리고 샤워 하려 머리를 감았다.
무엇으로 바디워시로
왜? 다 써가던 바디워시 때문에
아들이 불편해 하기 전에 써서 없애 버리려
서둘러 사용한다는 게 바디워시를 샴푸로 착각해서...
조급함이 정신을 외출 보낸 거야 에혀~
샤워를 끝내고 아들에게 카톡을 보냈다.
"아들이 알바하고 왔다. 힘들어 보였다.
헬스 가려는데 바디워시가 속을 썩였다. 안타까웠다.
집에 와 샤워 하기 전 바디워시 묻은 옷을 빨았다.
그 옷이 없으면 아들이 불편 할 걸 알기에
서둘러 빨면서
이 비눗물 속에 아들의 스트레스도 빨려 나가라 함서 빨았다.
그리고 머리를 감았다
무엇으로?
쓰다 남은 바디워시로
왜?
바디워시 때문에 아들 스트레스 받았으니
사용 하고 없애려 서두르다
바디워시를 샴푸로 순간적 착각이었다."
" ㅋㅋㅋㅋㅋ 참...바디워시 새로 뜯으려는 거 그거 뚜껑 불량 아니었어요?"
"아니 괜찮던데"
"구랭? 막 돌려도 누르는 거 안 튀어 나오던데"
헬스 갔던 아들이 돌아왔다.
"엄마 전에 엄마의 문제점이 무엇인가? 물어 봤잖아요?
누나한테는 잘 모르겠는데 저 한 테는 제 편들어 주지 않는 거예요.
고등학교 때 친구 때문에 힘들어 할 때
저 보고만 네가 처신을 잘해야 한다.
그러셨어요.
너무 힘든데 제 편들어 주지 않고 저만 지적해 속상했어요.
오늘 아침에도 엄마에게 요구사항 있거나 엄마가 잘못된 것이 있을 때
누나는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설명해 엄마에게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 시키고
잘못된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런데 넌 잘 하지 않는다.
누나처럼 해줬으면 좋겠다. 했을 때 난 잘못된 놈이고 난 실패한 인생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르바이트 끝나고 집에 오면서 들어오기 싫었어요."
"엄마는 아들을 위해 뭔가 해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어
아들이 도와주었으면 해서 한 말 이었는데
고등학교 때는 친구를 바꾸려면
네가 바뀌어 그 친구가 너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해야겠다. 생각이 들어 그랬는데
엄마 입장에서 엄마 생각만 강요해 아들만 더 힘들게 했네.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네."
나한테 벽을 쌓고 지낼 뻔 한 아들을 내 마음을 담은 카톡이
마음이 누그러져 본인의 감정표현을 하고
스스로 벽을 허물고 나와 마을을 풀 실마리가 되어 싶어 다행이다.
덩치가 커지고 목소리가 커졌어도 아이는 아이 어른과 동일시해서는 안 되는데
별 일 아닌 일에 눈물이 왈칵 나오고,
화가 나고 예민해지는 시기를 나의 일방적인 생각으로 아이를 힘들게 지나게 했으니
부모는 산전수전 다 겪어본 베테랑 4번 타자라는 말이 있는데
겁먹지 말고 공을 끝까지 봐야 하는데
아이와 같은 신인 선수였다니
엄마가 아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잘 이해해준다고 느끼며
속상했던 마음도 털어 놓고 해소할 수 있는 대상이고 싶은데
그 길이 너무도 먼 길임을 새삼 깨달으며
나의 미숙함에 가슴을 쓸어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