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책들이 한가득 들어있는 케리어를 손에쥐고 밝은 빛이 보이는 지상을 향하여 계단에 한발 한발
올리면서 걸어가는 내 모습은 어쩌면 건전지가 소모된 돌아가지 않는 시계처럼 비춰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힘을 다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그래도 돌아가고 싶어하는 시계처럼,
난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었다.
지난 토요일 오후,
일주일전부터 중고서점에서 구입하고 싶었던 책들을 구입하고자 예전에 인터넷 경품으로 받았던
텅빈 케리어를 끌고 부산역으로 출발,
미리 이틀전부터 서울 각지에 흩어져있는 알라딘과 예스 24중고서점의 위치와 거리를
인터넷으로 미리 찾아보고 구입하고자하는 책까지 메모한 종이를 지참했습니다.
기차시간 때문에 아침을 굶고 나오면서 역까지가는동안 생각한것이라면,
천안점에서 구입하고 싶은 책 한권이 있는데 나중을 위하여 그냥 수서역까지 가야할지
아니면 천안에서 내린후 책 한권이지만 이 책 구입하고 가야할지
이런 저런 생각끝에 아산천안역에 내리기로 결정하고는 결국은 아산천안역에 도착하는
표를 끊고는 처음으로 천안시내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천안 터미날 바로 앞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책 구입하고 다시 아산천안역으로 가야하는데
버스타는것이 좀 생각보다 힘든것은 없었지만 노선을 잘 모르기에 30분만에 다시 타고
가는 버스가 반대방향으로 가는것 같았지만 돌아 돌아 아산천안역에 도착,
3시1분에 수서역으로 출발하는 기타차를 탔습니다.
천안시내에서 1시간 넘게 소비해버린 결과 때문인지 수서에서 4호선 관할의 수유역까지는
1시간이 걸렸고 그때 시간이 4시를 넘어 5시를 향하여 갑니다.
그리고 2번째는 대학로역 근처 중고서점으로 10분정도 걸어가서는 책 3권 구입,
드디어 하루의 첫끼를 5시 넘어서 근처 돈까스 전문점에서 먹었습니다.
3번째는 신촌역으로갈려고 또 무거운 케리어를 끌고 걸어가는데 빗방울이 점점 내리고
2호선이 예전에 만들어진 역이라 엘리베이터가 보이지 않아서 계단으로 내려갑니다.
한참을 달려서 신촌역에 내리고는 다시 계단을 올라가면서 중고서점 찾아서
또 책 구입,
한권 한권 늘어나는 케리어를 끌고 누구는 마침 저 사람 여행가는 사람으로 생각하겠지라는
그러나 케리어 안에는 책들이 들어있는데 홍대 내리고 그리고 합정역 내리고
그러다보니 한곳에서 머무는 시간이 최소 20분,
시간은 흘러흘러 6시를 넘어가고 7시,
점점 무거워지는 케리어 가방을 끌고 가는것은 문제가 없지만 계단을 올라가고 내려가는
그것이 왜 그리고 힘든지....
신림에서 내리고 그리고 또 지하철타고 마지막으로 강남역에서 내린후,
또 계단을 올라가고 10분을 걸어서 중고서점을 찾아갑니다.
이번에는 한꺼번에 책을 5권이나 구입하고 이제는 집으로 갈려고 SRT 출발하는
수서역으로 갈려고 또 계단을 통하여 내려가는데 이번에는 돌처럼 무거운
케리어 가방을 들고 내려가는데 이제는 지칠만도 하겠지만
그래도 쓰러지지 말자는 정신력 덕분인지 한번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사실 원래는 분당서현역에서 갈려고 했지만 포기했기에 마지막으로 수서역에 가보니까
부산으로 출발하는 22시40분 막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부산 도착은 새벽 1시,
아침 9시에 집에서 나오면서 기차타고 그리고 오후내내 전철타고 또 걷고
누가 시킨다면 힘들다는 표현 할 수 있겠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책 구입하는 일이였기에
군소리없이 했고 부산 내려오는 기차를 타고 오는데 밤 10시가 넘어가는 시간이라 그런지
이때부터 피곤이 몰려오면서 잠이 솟아지고 무릎이 조금 아팠지만
그래도 내가 구입하고 싶었던 소설책 전부 구입했다는 기쁨 때문인지
선잠에 들어도 너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