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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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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애


BY 그대향기 2017-05-31



 

 

​어떤 선택의 길에서 결정하는데 있어

한번에 결정을 못 하고

할까말까 망설이거나

결정하고서도 번복하는 일​.

 

나는 요즘 가게에서 이런 증세를 보이는

여러명의 손님을 본다.

한마디로 너무 피곤하고

내가 도와 줄 방법을 아직은 못 찾고있다.

 

내 가게에 있는 거의 모든 옷을

입었다가 벗었다가

그 중에 하나를 사 갔다가도

그 이튿날 색이 안 맞다거나 몸에 안 맞다고 바꾸러 온다.

 

그것도 매번

신중하게 생각하고 잘 골라서 가라고 해도

이런 손님은 집에가서 생각이 또 바뀌는 모양이다.

영락없이 바꾸러 온다.

 

드디어 지난번 남지장에서

나는 작은 폭발을 하고 말았다.

작년 10월 말에 남지장을 오픈하고

거의 7개월 동안 매 장마다 바꾸러 온 손님.

 

몇개월 동안은 좋은 얼굴로 바꿔줬다.

고객은 왕이라고?

천만에 말씀 만만에 ...

판매자도 왕이 될수 있다.

 

몇개월 동안 바꾸러 오는게 하도 딱해서

저 지난 장에는 이번이 마지막이니 잘 골라서 가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이제 다시는 안 바꿔준다고

엄포를 놓아서 보냈다.

 

그런데 그 다음 장 중간쯤에

그것도 30도가 훨씬 넘는 불볕더위 한낮에

또 옷과 가방을 들고 그녀는 나타났다.

집에가서 옷을 다시 입어보니  안 맞더라며.

 

아~~~~어쩌란 말인가 나는.....

다른 손님들도 있고해서 또 바꿔주기로 했다.

일단은~!!!

그래 놓고 단단히 일렀다.

 

이젠 우리집에 옷 사러 안 와도 좋으니

다시는 오지말라고.

장마다 사람 스트레스 줘도 유분수지 이게 뭐냐고

그렇게 입어보고 거울 앞에서 빙빙 돈 사람이 이러는거 아니라고.

 

다시는 오지말라고 이제는 와도 안 바꿔준다고 했다.

그런데 그녀의 황당한 대꾸 한마디는

나를 경악케했다.

집에가서 입어보고요.......

 

그럼 장에서 입어보고 거울 본 후 결정한건 뭐냐고

두 말하기 힘든 손님이라

일단은 냉정하게 돌려보냈다.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참아주는 것도 한두번이지

어쩌자고 이런 경우를 만드는지 이해불가

이건 그냥 우연히 안 맞은게 아니라 장애수준이다.

다른 사람을 너무 힘들게 하는...

 

거기에다 더 황당하고 뻔뻔하기는

자기가 여러번 바꾸러 온다고 버스를 타고 왔거나

택시를 타고 왔으니 차비라도 좀 보태주란다.

뜨악....해서 입이 벌어져 말이 안 나오더라는.

 

옷이 안 맞은건 내 잘못이 아닌데도

바꾸러 오게 만든 잘못이 내게 있기라도 한 것 처럼

손님들이 오가는 매장 중간에 서서 그 손님은

힐끔거리며 나를 보고만 서 있었다.

 

어쨌거나 내 잘못은 아니니 이젠 돌아가시고

다음 장에는 바꾸러와도 다시는 안된다고

안 맞으면 다른 사람한테  선물이라도 하라고

일단은 돌려 보냈다.

 

 

창녕매장에도 그런 손님이 있다.

한시간 이상을 고르고 골라서 가져간 바지와 티셔츠 한장을

벌써 한달이 넘도록 바꾸고 또 바꾸는 중이다.

매장에서 입고 벗기를 여러번

 

그렇게 신중하게 가져 간 옷인데도

집에 가서 다시 입어보니 본인한테는 안 맞는거 같다고

원피스를 가져갔다가

잠바를 가져갔다가.....

 

이 손님은 우리 매장 옷을 다 입어보고 싶은걸까?

아니면 신상이 나오면 먼저 가져간 옷이 억울한걸까?

조금 더 참아주다가 이 손님도 한마디 해야될까?

정말 내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안된다.

 

아무리 고객이 왕이라고는 하지만

왕이면 왕다운 태도가 있어야지

매번 자기결정에 만족을 못하면

판매자는 무슨 잘못으로 당하기만 해야되는지...

 

어떤가게에서는 이런 손님한테

과감하게 자기가게에 사러오지말라고 한다는데

나는 아직 아니다.

아직은 못 그러고 있다.

 

그러니 그런 손님들이 우리가게로 몰려오는건가?ㅋㅋ

내가 그들을 구제해야하는지.

죽순이에 이어 그들까지 참아내야한다면

이건 거의 체험 삶의 현장 수준이다.

 

죽순이 일도 그렇다.

생각에 생각을 하고 또 해서

우리 가게에 오지말라고 해야될지

아니면 오전이나 오후에 한번만 오라고 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론은 이렇다.

오죽 갈데없고 할일이 없는 사람이면

자기 얘기 들어주는 우리가게에 올까싶어

당분간은 더 참아주자로.

 

그러다 정 안 고쳐지고 내가 지치면

그 때는  서운하더라도 할말은 하자고.

오늘도 가게 문 열자말자 오더니 두번을 더 오가고를 하고야 하루가 갔다.

그냥 놀다가면 좀 좋을까만 늘어 놓는게 남의 흉이니 원....

 

일부러 앉아 쉬는 의자를 평상이 아니고

동그란 의자를 뒀는데도 불편함을 참아가며

장장 6시간을 버티니 두 손 두발 다 들었다.

평상을 뒀더라면 어쩔뻔 했는가 말이다.

 

안 그래도 우리가게 옆 상인들이 와서 그랬다.

가게 오래 보려면 편한 평상에 다리도 뻗고

손님 없을 때 잠깐씩 눈이라도 붙이게

전기판넬이라도 깔아서 들여 놓으라고.

 

가게를 인수 받을 때 있던 것도 빼 버렸는데

리모델링을 하고 그냥 뒀더라면

같이 편해졌더라면 에구.....

나는 요즘 매상보다는 이런 일에 더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