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과외 선생님
중학생 딸이 수학 과외를 합니다.
학원을 다니다 성적이 안 올라서 원장님의 추천으로 영문과 재학생인 여선생님을 소개 받았지요.
저도 아이 둘을 키우면서 제법 많은 선생님을 만나고 헤어지고 하면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뭐랄까요. 느낌이라는 것이 생겼는데요.
순수하고 열심히 하는 진심이 느껴지는 착실한 학생 선생님이 오셔서 아이도 저도 만족하며 이어오고 있습니다.
때론 아이가 많이 힘들어 할때는 선생님의 고3때 공부하며 힘들었던 이야기, 부모님과 친구들 이야기도 해주면서 스트레스 받던 수업시간에서 수학에 재미를 느낀다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은 과외수업이 있을까 싶은 요즘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수업이 미뤄지는 수가 늘어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선생님 마음이 달라지셨나 하는 생각에 확인 해 볼까 싶고 서운하기도 하고 내가 너무 믿고 있었나 여러 가지가 스치더라구요.
선생님의 고향은 경북 영주인데 타지에서 생활하며 대학을 다니고 있으니 여러 가지 힘들고 외로운 일들도 있겠다 싶어서 더욱 마음을 써서 지냈는데… 이 놈의 잡다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 울 아이가 많이 상심할 것 같아서 걱정도 되구요…
어떻든 이리저리 벙어리 냉가슴으로 있는데 선생님께 와 있는 문자를 보고 얼른 확인을 했습니다.
“어머님…
연락이 늣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화장실에서 미끄러져서 변기에 가슴을 부딪쳐 갈비뼈가 부러졌어요.
응급실에 가고 며칠 너무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지금은 조금 좋아져서 복대하고 움직일 수 있어서요.
이따가 수업하러 갈께요.
죄송해요…”
라는 문자였습니다.
아…
나도 딸 키우는 엄마인데 선생님 어머님이 얼마나 가슴 아플까 했습니다.
오후에 오신 선생님을 뵙고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전공이 문과라서 취업이 쉽지 않다고 하며 고민하는 모습에 이렇게 열심히 사는 우리나라 젊은 이들이 대학을 나오고 자신의 자리를 잘 찾아서 사회의 일꾼으로 보람과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날 이였습니다.
선생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