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42

나의 가슴


BY 귀부인 2017-01-04

나의 가슴

 

정돈 되지 않은 커튼 사이로

쨍한 아침의 햇살이,

연락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 손님처럼

느닷없이 들이 닥친다.

뒤척이느라 피곤한 몸이

누워 있고자 땅으로 꺼지듯 가라 앉지만

몸의 세포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다.

 

어제 오랜만에 전화한 친구의 건조한 목소리

"나 유방암이래."

도대체 몇기냐고 물을 수조차도 없게

"목요일날 절제 수술이야."했다.

저도 나도 말이 없었다.

침묵 , 수화기 너머 들리던 그녀의 가느다란 한숨소리

지난 귀에 거칠고 지친 한숨소리 되어

머리속을 망치질 했다.

 

가만히 누워

이젠 탄력을 잃어

그러모으지 않으면 손에 잡히지도 않는,

마치 엎어놓은 사발 그릇처럼

놓고 퍼져 있는 젖가슴을 만져본다.

 

이상 아이의 생명줄도 아닌것이,

사내의 가슴을 뛰게 매력도 없는것이

오랜 동안 있는듯 없는듯 방치 되었던 젖가슴이

뭉클 하고 손에 잡혀온다.

이젠 누구를 위한것도 아닌

 

온전한 내것으로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