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없이 들어왔다가 꼰님의 글을 보고 나도 써보자 하고 글 남깁니다.
시청이나 관공서에 가야 할 때가 있다.
폼 팍 내고 우아하게 차리는 것과는 거리가 먼 나는 늘 그냥 소박한 차림이다.
어쩔 땐 시골 아낙의 모습으로 갈 때도 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일을 보다 보면 공무원이 뭐 대단한 벼슬이기라도 한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많다.
겉모습을 보고 살짝 얕잡아 보는 태도가 보이면 은근히 속이 꼬일 때가 많으니 말이다.
얼마 전에 농어촌기술센터에 간 적이 있다.
EM효소를 공짜로 준다는 말을 듣고 전화를 걸어 확인한 후 통을 차에 실고 물어물어 찾아갔다.
어디에서 나눠주는지 몰라 입구 사무실로 향했다.
마침 직원 한 명이 나오길래, EM효소를 어디에서 나눠주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알려주었다.
한데 알려준 공과는 달리 기분이 뒤틀렸다.
처음에 '-요'를 붙여 말하던 그 남자, 내가 EM효소를 가지러 왔다는 말에 갑자기 '-요'를 딱 떼어내고 말했다.
지랄맞은 내 속이 비비 꼬였다.
그러니 그냥 돌아나올 내가 아니다.
"공무원이 뭐 대단한 벼슬입니까?
왜 반말예요?
나도 교육 공무원이었어요.
그게 뭐가 대단한 벼슬이라고."
그랬더니 이 남자 아차 했나보다.
다시 '-요'자를 붙여 말했다.
난 분풀이라도 하듯 궁시렁거리면서 나왔다.
그랬더니 그 남자, 걸어나오는 내게, '-요'를 크게 붙여 말했다.
그러면서 '-요'를 붙였다나?
거기에 수그러들 내 속이 아니다.
난 또
"옆구리 찔러 듣는 '-요' 필요없거든요?, 하고 나왔다.
EM효소 보급실
들어가보니 파티 중이었다.
EM효소 받으러 왔다 했더니 다 떨어졌단다.
난 EM효소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기에 간 김에 설명이라도 들을까 하고 가능한지 물었다.
그랬더니 유인물 하나 집어주면서 읽어보란다.
돌아나오는 내 마음이 여기서도 꼬여들었다.
겨우 효소 만들어 보급해주면 끝인가?
그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건데...
공무원이 뭐 대단한 벼슬이라도 되는 줄 아나보다?
생색에 우쭐함, 꼴물견이라는 생각이 그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