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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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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인데 이상해??


BY 마가렛 2016-07-17

제헌절이자 초복인 오늘은 어제의 시커먼 구름과 비 덕분에 제법 선선하다.

잠깐씩 보이는 검은하늘이 방심하지말라고 일러주어서 우산은 필수로 챙기고 있다.

기분좋게 성당갔다가 현관에 들어서니 옻닭죽 냄새가 코를 찌른다.

남편에게 닭죽 냄새가 좋다고 칭찬을 하는데 별로 좋은 표정이 아니다.

이유는 닭이 작아서 너무 풀려서 그야말로 죽이 되었단다.

닭은 내가 어제 사 온 닭인데...중닭을 세 개 사서 준비했는데..그럼 내탓?

찹쌀과 대추, 마늘을 준비해 놓고 옻닭죽을 남편에게 부탁했었다.

이전에도 옻닭물 부터 끓어서 준비하는 건 남편이었지만 이번에는아들에게 먹일 생각으로

좀더 맛나게 끓여졌으면 좋겠다 싶었다.

솥 뚜껑을 열어보니 3박4일을 먹어도 될만한 닭죽이 대추와 어우려져있는데 

국자로 퍼보니 정말이지 이건 죽이 아니라 스프정도?

중국집에서 먹었던 샥스핀 스프? 게스프?가 떠오르면서 다시한번 국자로 떠보니 매갈이가 영 없다.

모처럼 아들이 온다고 해서 좀 더 맛있게 끓여서 먹으려고 했는데 이건 1시간만 지나도 소화가 다 될 그정도의

죽스프다...

닭을 한 마리 더 사서 닭을 끓여서 함께 섞으면 좀더 그럴듯하지 않을까 싶어 남편에게 의견을 제시하니 

오케이란다.

그런데 아들이, 점심을 함께 먹을거라고 생각했던 아들이 친구와 점심을 먹고 올꺼란다.

어제도 저녁을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얼굴만 삐쭉 보여지고 사라지더니 오늘도?

아~! 이 엄마는 슬프다.

모처럼 집에 오는 아들과 하루 보내기가 이리 힘들단 말인가? 

 

아버님은 아들에게 전화해봐야 되지 않느냐고 재촉하셔서 저녁까지 먹고 오겠다고 전해드리고는

아차! 저녁은약속이 있다고 했던거지 먹고 온다는 소린 아니었는데 싶었다.

우리나라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른데 말이다.

그런데 거실에 있던 남편이 아들이 저녁을 먹고 오겠다고 했나며 다시 확인을 하길래 왜 갑자기 짜증이 밀려오는지...

저녁약속이 있다고 하네..하고 말했더니 내말이 맘에 안든다고 했다.

그럼 알아들으면 될 것이지

자기가 묻는 말에 예스, 노! 로 대답을 해달란다.

그려~ 내잘못이야. 속으로 타이르면서 약간 짜증스럽게 약속있다고 했다고 하니까

나더러 이상하단다.

그래...나 이상해... 초복인데 덥지 않아서 이상하구... 말에 딴지 거는 그대가 미워서 싫고, 갱년기라 불쑥 화가 올라오는

내가 싫다구.

20년이상 함께 살았으면 와이프가 이렇게 대답을 해도, 저렇게 대답을 해도 좀 알아들으면 될껄

꼭 집어서 가르쳐야 겠냐구?

초복인데 이상해... 내가 이상해..

한줄기 비나 시원하게 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