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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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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또 올께


BY 그대향기 2016-02-17



어제는 휴일이었다.

우리는 주중에 주일만 빼고 아무 때나 정해서 쉬면 된다.

특별히 정해 놓고 쉬지는 않기 때문에 유동적이라 편하다.

겨울날씨치고는 푸근해졌고 해서 농막에 올라갔다.

겨울동안 돌보지 않았던 마당을 청소하고 최근에 완공한 길다란 데크도 정리할겸.

폭 2미터 길이 70미터의 데크는 저수지를 따라 속 시원하게 만들었다.

데크에 올라 서서 저수지를 내려다보면 가슴이 뻥~뚫리는 기분이다.

아침일찍 준비를 하고 가서인지 한참 일을 했는데도 시간은 아직이다.

이런저런 뒷일을 정리하는데 저수지 길목에 안 보이던 천막이 두동 보이고

승용차며 짐차들이 하나둘씩 자꾸 늘어났다.

멀리서 봐서인지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어서 남편이 망원경을 꺼내왔다.

그 길은 시골에서는 좀처럼 그런 장면이 연출되지 않는 길인데...

한참을 살피던 남편이

"저기 장의차 같은데.."

그러고 자세히보니 정말 장의차행렬이다.

상주들은 산에 일찍 올라 간 듯 안 보였고 온통 검은 정장들이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바람결에 들리는 곡소리.

"엄마~~!!"

"엄마~~~!!"

주로 여자목소리였다.

딸들인가보다.

딸들의 곡소리가 겨울바람을 찢었다.

웅웅웅웅.....

남자들의 곡소리는 바람결에 산짐승의 울음소리 같았다.

딸들이 마지막 엄마를 부르는 소리는 솔가지 사이로 부는 겨울바람을 찢어발겼다.

장지가 길에서는 안 보였다.

저수지를 가로질러 불어오는 바람결에 애간장을 끊어 놓는 곡소리만 넘어왔다.

"엄마~~!! 엄마~~!!"

몇년 전 추운 겨울에 떠나보낸 엄마가 생각 나 눈물이 핑 돌았다.

나도 그 때 엄마를 저렇게 목 놓아 불렀는데....

겨울바람

엄마

솔바람

다 엄마를 추억하게 했다.

그러고 한참 있다가 또 한번 산을 흔들 듯 한 곡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또 올께. 엄마~~~! 엄마~~!"

엄마를 저 겨울산에 다 묻고 내려오는 길인가 보다.

또 올께......

또 와도 만날수 없고 만질 수 없는 엄만데 또 온단다.

맑아서 더 차가운 겨울 하늘아래 엄마를 부르는 딸의 목소리만 애닳다.

누구나 한번은 가는 길이지만 그 길은 늘 아프고 슬프다.

그래서 그 길은 안 갈수만 있다면 안 가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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