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 이러다 닭강정 먹다가 우는거 아냐?"
병원에서 한참 눈동자 2개를 1988 응답하라가 방송되는 tv쪽으로 레이저를 쏠 것처럼,
진지하게 주시하고 있다가 갑자기 외로움이 밀려들것같은 느낌이 든다.
침대의 전기장판은 숫자 2에 마춰놓았기에 등이 따뜻하다.
이 방송 마치면 마트가서 내가 좋아하는 닭강정 사먹고 있을때 울컥한 마음에
혹시라도 외로움을 느끼면서 우는거 아닌가 싶다.
나도 사람이니까 외롭다.
기계라면 이러지 않을것인데 사람이니까.
몇년전 집에 가는길에 밀려드는 외로움 때문에 지하철역사 안에 있는
텅비여있던 의자에 가방을 던지고는 그냥 드러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는데
왜 사나 싶은 울컥함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왜 살아갈까...
왜...
1988응답하라를 나도 모르게 한참 시청하다보니 감정이입이 되어버렸는지 흘러나오는 노래에
감정이 울컥하고 그리고 덕선이 언니가 성보라가 덕선이 친구 정환이에게 헤어지자는 말에
또 한번 감정이 울컥한다.
그 녀석이 그녀에게 여기에서 움직이면 다시 못본다는 말에
그녀는 뒤한번 돌아보지않고 그냥 가버린다.
역시 여자는 독하다. 눈물 흘리지만.
헤어지자...
나도 예전에 한번 강제로 헤어짐을 당한 경험이 있다.
다행히 요즘처럼 폰으로 헤어지자는 말 듣지 않았기에 다행이다.
누구나 한번 살아가면서 한 두번쯤은 헤어짐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 헤어짐이 자연적인 헤어짐이 아닌 강제 헤어짐이였을때는 정말 비참하다.
어떤 이는 버스타고 가면서 창문밖을 응시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또 어떤 이는 포장마차 구석에 앉아 깡소주 들이키면서 서러움에 눈물 흘린다.
난?
난 담벼락만 뛰어내리면 곧 바로 도로이고 그녀있는곳까지는 10분 거리인데
달빛이 청초하게 빛나는 새벽에 초소근무서면서 탈영하고 싶었지만
초소안에서 달빛을 구경삼아 총들고는 속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난 군인이야라고 되뇌이면서,
그리고 병원에서 나오면서 마트에서 닭강정 한참 먹고 있었지만
외로움보다는 추위를 느낀다.
음....외로움이 더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