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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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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만나면 반가운 사람


BY 새우초밥 2015-12-08



  지난 금요일,

  투석 시작하면서 신문을 펼치는데 주사바늘 주입했던 절친 간호사가..

 

      "저기 xxx님...저 다음주에 그만둬요.."

      "아니 왜?"

      "호주로 1년동안 놀러가요..."

      "호주? 근데 뭔 1년동안 놀러가?"

      "사실은 영어 공부하러 가여 여기 그만두고..나 없다고 울지말고."

      "나 쫓아갈겨..."

 

   사람이 만나면 정든다고 했고 정들면 곧 헤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 좀 정이든다 싶으니까

   또 한 사람이 떠나간다.

   그동안 많은 간호사들이 왔고 떠나갔지만 사람이 살다보면 유난히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연인의 관계로 격상이 될 수 없지만..

 

   뭔가 하나라도 챙겨주고 싶고 살갑게 대해주고 싶다는 그런 여자였다.

 

   그녀가 어제부로 그만두면서 환자에게 나 어디갑니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지만

   가깝게 지낸 사람이라면 또 다르지 않을까.

  

   3달전 투석실에 새로 온 간호사가 있는데 그 간호사하고는 지금가지 말 한번 썩지 않았는것이

   가까워지는 인연이 아니니까.

 

   남자가 보기에 그리고 여자가 보기에 앞에 10명의 사람이 있다고 보았을때

   그중에 꼭 인연으로 알고 지내는 사람이 보이게 마련이듯이..

 

   2년동안 알고 지내면서 어제부터 못 본다는 생각에 지난주에 미리 구입했던

   성탄절날 간호사들에게 선물할 연하장에 미리 그녀에게 줄려고 연하장 사연 적었고

   그리고 선물로 여성용 만원하는 화장품 하나 포장,

 

   어제 출입구에서 그녀 살짝 불러서 연하장하고 선물 하나 넣었다고 말하니까.

   손잡고 있는 그녀 눈시울이 붉어진다.

   사람 인연이 뭐라고..

   참 따뜻한 그녀 손,

  

   나 없다고 울지말라고 농담했지만 1년후에 뭘 할건지 물어보니 아직 계획은 없다고 하지만

   영어연수받고 무엇을 하던지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철이는 기계의 몸을 얻을려고 999를 타고 떠나간다.

   그중에 어느 행성에서 돌처럼 굳어버린 여자를 바라보는 한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돌처럼 굳어버린 그녀를 기차에 태울려고 노력하지만 생각대로 잘되지 않는데

   결국에 그 남자는 화산이 터지고 분출하는 용암에 돌부처 그녀하고 같이 몸이 굳어버린다.

   사람이니까. 느끼는 사랑과 정 그리고 마음의 감정이다.

   사랑과 정이 사람에게 큰 재산이라면 철이가 기계의 몸을 얻었을때

   사람이 느끼는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그녀에게 적었던 연하장에 이런 글귀를 적었는데...

 

      "병원에 올때마다 당신보는것이 나에게는 큰 기쁨이였고

       만나면 반가운 그런 사람"

 

   만나면 기분좋고 항상 즐거운 사람이 있다는것이 얼마나 좋았는지.

   그 반대로 나는 그녀에게 어떤 사람이였는지..

   자신처럼 항상 웃고 즐겁게 투석하는 그런 남자로 기억이 되지 않았을까.

   시간이 가면 기억의 지우개로 지워지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