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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세 가지 길


BY 새우초밥 2015-10-06



어제 조선일보를 읽다보니 참 좋은 글이 눈에 보였기에 오늘 여기에 올릴려고

그 부분만 스크랩했습니다.

 

저도 중년이다보니 이 글을 유심히 읽었습니다.

그럼 한번 읽어보세요.

 

 

중년이 되니까 왜 이렇게 인생이 무거운지 모르겠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주변 친구들도 그렇다.

긴장·불안·허무라는 3가지 감정이 풍차 날개처럼 끊임없이 돌아가면서 때린다.

이 풍차 밑에 오래 앉아 있으면 중병이 들거나 자살할 것 같다.

이 고비를 넘기기 위한 처방전은 무엇인가?

첫째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방법이 있다.

하루에 7~8시간씩 줄잡아 한 달을 걷는 코스다.

최근 몇 년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한국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왜 이렇게 한국 사람이 많이 오는 건가요? 참 신기해요." 현지 여관 주인들의 질문이라고 한다.

 아시아에서 이 길을 가장 많이 걷는 사람이 한국인들이다.

 

일본인 중국인은 별로 없다.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기독교(구교·신교)를 받아들인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산티아고 길은 이방(異邦)의 길이 아니다.

영적인 순례의 길이기도 하다. 돈과 시간이 안 되면 제주의 올레길도 훌륭하다.

바닷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염기(鹽氣)가 긴장을 풀어준다.

둘째는 네팔의 히말라야 트레킹이다.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울긋불긋 등산복 입은 사람을 보면 대부분 한국 중년들이다.

하얗게 눈이 쌓여 있는 첩첩의 설산(雪山)을 보며 걷다 보면 근심을 잊는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를 실감한다.

 

 장편 '촐라체'를 쓴 소설가 박범신에 따르면 4000m 높이에서 한 달 이상을 걸어야

확실한 효과를 본다고 한다.

가난의 땟국이 절어 있는 카트만두 골목길을 걸으면서 '여기에 비하면 내 팔자가 낫다'는 생각도 해본다.

돈과 시간이 안 되면 국내의 지리산과 설악산을 걸으면 된다.

셋째 길은 템플 스테이(temple stay)다.

외국인들이 꼽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상품에 템플 스테이가 들어간다.

새벽녘의 잠결에 아련히 들리는 스님들의 '도량석' 소리와 범종 소리는 묘한 여운을 준다.

큰 절의 산내(山內) 암자들을 여기저기 둘러보며 안개와 붉은 노을을 감상해 보기도 한다.

옛날 정신세계의 고단자들이 살았던 절에 가면 맑은 기운이 뭉쳐 있어서 사람의 마음을

쉽게 안정시켜 주는 효과도 있다.

산과 바닷길을 걸으면서 이 고비를 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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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히 저위의 글처럼 3가지 똑같이 실천하지 않아도...

 

나도 중년이라는 이 단어를 가슴속에 광고지 붙이듯이 되새기면서 살아가는

그런날이 올지 생각도 못했는데 어느새 나도 중년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중년으로 살다보니 너무 많은 일들을 격어가면서 살고 있는 현실이고

지금 나의 인생은 어깨에 돌 몇개를 올려놓고 사는 인생이랄까.

아마도 다른 사람들 같았으면 무겁다면서 아우성 질렸겠지만

그나마 즐겁게 산다는 마음이 있으니까 그나마 잊고 산다.

 

요즘 올레길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올레길 있는 장소로 다들 힘등 여행을 가는데

작년 가을쯤인가.

내가 사는 부산쪽에 오륙도가 보이는 동네가 있는데 초등학교 동창들하고

바다가 보이는 해변길을 걸어가는데 한참 걸어갈때는 몰랐지만

갑자기 나타난 너무 많은 계단에서 그만 무릎이 아픈 관계로 주저앉고 말았고

도저히 움직이지 않은 다리,

그래도 올라가야 한다는 집념 때문에 겨우 올라가면서 약속장소에 도착했습니다.

비록 30분 떨어진 거리에서 들어왔지만.

 

그런데 이 가을에 지난번에 힘들게 2시간동안 걸었던 그 길을 이번에는 반대로

한번 바다를 옆에 끼고 걸어볼까 합니다.

그쪽을 다녀 온 사람들이 한결같이 반대로 걸었으면 더 편안했다고..

중년에 신문내용처럼 3가지 길을 굳히 걷지 않아도 평소 잘아는 한적한

산사를 찾아들어가는 발걸음에서 어깨에 올린 인생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산사에서 조용하게 공양하면서 살아가는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보는

바람이 부는 이 가을에 평소 걸어보고 싶은 길 걸어보는것도

내가 살아가는 의미를 발견하지 않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