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고 마음이 훈훈해진다.
식품코너에서 복숭아를 사려고 이것 저것 비교하고 있는데
처음 뵈는 할머님께서
"이 복숭아가 맛나보이네요"
하면 말을 거신다.
"그러네요.이게 맛있게 보이네요. 할머니?"
하며 대꾸를 하니 할머님께선
당신도 복숭아를 사려고 하는데 박스가 커서
어쩌나 고민 하고 있단다.
옆에 작은 박스도 있다고 하니 그것은 맛이 덜하다고 하신다.
"맞아요. 복숭아는 햇**표가 제일 괜찮은거 같아요"
고개를 끄덕거리시며 나의 복숭아를 골라주시는
과한 친절함을 베푸신다.
결국 할머님이 골라주신 복숭아를 카트에 실고
할머님께 인사를 드리고
다른 식품 코너로 발걸음을 옮겼다.
파프리카를 고르려고 카트를 세워놓았는데
60대정도 보이는 여자분이
"누구 카트야? 치워~"
깜짝놀라서 돌아보면서
"죄송합니다. 가시는 길을 막아서요"
웃으면서 얼른 카트를 옆으로 치우니
무서웠던 인상의 여자분이 나에게 씨익 웃음을 날리며 지나가셨다.
계산대에서 복숭아 할머님을 또 만났다.
할머님이 복숭아를 보여주셔서
"할머님도 복숭아 사셨네요.
제꺼보다 더 좋아보이네요"
할머님은 좋은 얼굴로 웃으신다.
솔직히 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서지도 살갑지도 않다.
가끔 오해를 해서 애교도 많고 성격이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지만
내가 보는 나는,
냉정하고, 덤덤하고 이성적인 사람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조금 푼수가 된 나를 발견한다.
나이가 한 살씩 더해가서 철이 들어가는 것일까?
아님 많은사람들과 부딪쳐서 인생의 맛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일까?
어찌됐건 좋은 현상이다.
좀더 가깝게 다가서고, 관심있어하고 배려해주는 마음이
상대방에게도 좋지만
나에게 더욱 좋은 것이다.
선배언니 한 분은
사람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친절하고 관심있게 대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솔직히 언니의 얼굴은 이쁜얼굴은 아니다.
처음 봤을 때는 못난이 세자매 인형이 떠올라서
혼자서 웃기도 했다(죄송)
그런데 언니가 먼저 다가오고
진심있게 챙겨주고 힘들때 함께 해주니
언제부터 언니의 얼굴이 환해보이고 이쁘게 보이고 사람이 점점 좋아진다.
밝게 살고 긍정적으로 생활해서 그런지 얼굴에 주름도 별로없고
점점 예뻐보이는 얼굴이다.
40대가 지나면 자기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단다.
나는 내 얼굴에 책임질 정도로 제대로 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