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제법 선선하다.
나무들도 가을을 맞이할 준비로 군데군데 색깔이 변한 듯 보이고 하늘도 한 뼘 높아진 기분이다.
정말 오래간만에 남대문시장엘 가본다.
예전부터 없는거 빼고 다 있다는, 생기 넘치고 다양한 구경거리와 풍성한 먹거리가 있는 곳이다.
우선 점심시간이라 갈치식당이 즐비어져있는 골목으로 들어가 갈치조림을 주문했더니
내가 좋아하는 계란찜이 뚝배기에서 보글거리며 서비스로 나온다.
계란은 색깔도, 영양도 만점이라 무엇을 해도 맛있는 음식이다.
요즈음 바쁜아침 해결을 위해 수란에 마음을 뺏기고 있다.ㅎ
수입도매상가을 둘러보니 역시나 외국인들이 많이 붐빈다.
주방용품 코너에서 수도꼭지에 매달아 사용하는 수세미걸이를 샀다.
보통은 벽에 붙이는 수세미걸이는 많은데 수도꼭지에 매다는 수세미걸이가 새롭다.
연두색과 빨강색이 눈에 들어왔는데 연두색으로 구입하고,
작은 커터기, 앙증맞은 휘핑기, 멋스러운 수저통을 다 구입하고 싶지만 생략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코 잼 뉴텔라도 하나 바구니에 담고,
사방사방한 에이프런도 하나 구매하고,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식기는 백화점보다 20프로 정도 세일한다.
15년 전에 미국여행 중 구매한 그릇을 아직도 싫증내지 않고 잘 쓰고있는 브랜드로
음식의 맛과 비추얼에 한 몫을 한다.
요즘 신발이 자꾸 눈에 어른거려 가볍고 편한 구두도 하나 샀다.
검정색상 앞쪽에 작은 리본이 달린 스커트에 더 잘어울릴만 구두다.
예쁜 구두도 좋지만 편한 구두가 최고다.
구두를 하나 샀으니 신발장의 구두도 하나 처분해야 되나?ㅎ
신발과 백이 많아야 코디의 완성도에 점을 찍는데 늘 아쉽다.
가을패션이 슬슬 출시되어 나의 눈을 호강시킨다.
남편의 늘어진 양말이 생각나서 양말도 몇 개 사고,
손수건을 잘 챙기지 않는 아들에게 줄 멋진 손수건도 하나 사고....
요것 저것 사다보니 비닐 백이 많아진다.
에코백을 하나 사서 와르르 담아본다.
시원한 과일쥬스도 한 잔 먹으면서 걷는 오후의 행복감
주로 동네 마트나 백화점만 이용하다가 모처럼 시장이란 친근감 있는 곳에 나오니
기분도 새롭고 카드결제 보다는 현금을 지급하니 부채가 남지 않아서 좋다는 생각에
순진하게 웃어본다.
나에겐 오늘이 소비 하는 날?
가끔은 여자에게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낭비를 하지 않는 범위에서 소비는 일상에서의 이탈의 즐거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