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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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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더운 하루를 보내면서


BY 새우초밥 2015-08-06

 

 

  어제 저녁에 집에 오니까 내방에 있었던 선풍기가 없습니다. 

  여동생이 내 방 선풍기가 부서졌다면서 선풍기를 새롭게 주문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선풍기 있었는데 허리중간에 부러지는 바람에 어중간한 모습으로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는데 내가 없는 시간에 만지다가 선풍기 지지대가 빠지고

  부서진것을 확인하고는 버릴려고 내여놓은것 같습니다.

  물론 작동은 잘 되었지요.

 

  하루종일 더운 하루에 목숨처럼 아끼는 하나뿐인 생명을 보존하고자 하는 마음에

  에어컨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집 사람들은 선풍기를 돌리는데 거실에 여동생 방에

  그리고 내방에 선풍기가 한대씩 있었습니다.

  벽걸이 에어컨은 4년전 아버지가 뇌졸중 휴유증으로 누워 계실때 한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고

  하루종일 누워있다보면 몸에 좋지 않기에 열기를 식힐려고 큰맘먹고 에어컨 장만했지만

  불과 몇번 작동시키고는 베란다에서 마치 오래된 유물처럼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대는 보통 선풍기고 한대는 좌우로 움직이지 않는 그러나 위 아래로 움직이는

  선풍기 망이 돌아가는 선풍기인데 무더운 여름에 선풍기 없이 부채질 하면서 살려고 하니

  얼마나 더운지 모릅니다.

  식사후 양치질 할려고 화장실 들어가면 조금 후에 이마에서 땀이 맺히고 줄줄 흘러내리는데

  요즘 마치 사우나하는 것처럼 땀으로 다 나가버립니다.

 

  마치 병원에 출근하는 것처럼,

  일주일 3번 투석하러 병원갈려고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동안 무더운 열기와 싸워야 하고

  때로는 요금이 일반택시의 절반도 안되는 장애인용 콜 택시를 불러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맞아가면서 병원으로 움직이지만 어떤날은 택시요금 아낄려고 지하철역으로 들어가서

  전동차 도착전까지 연신 부채질하지만 무더운 열기는 피할 수 없습니다.

  병원가는 6~7분동안 시원한 지하철 에어컨에 이제 살맛난다면서 한숨 돌리고

  어떤때는 지하철 바닥에 무릎을 세워서 앉아가는데 도착하는 지하철역에서 또 나가고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까지 한참 걸어가서 지상으로 올라가면

  광안리 해수욕장이 3~4km 떨어져있지만 바닷가에서 몰아오는 열기 때문에 유독 더 덥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비내리는 장마철에도 보면 내가 사는 동네보다 비가 많이 내린다 느낌과

  가끔은 병원으로 들어가지 않고 해수욕장으로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지만

  어느새 저는 길 건너갈려고 신호등 앞에 서 있습니다.

 

  병원가는 길에 보이는 시장에서 평소 잘아는 내 또래의 분식점 사장님이 보이면 

  그래도 아는 사람이라고 병원에서 투석 마치고 지하철역으로 걸어갈때 가볍게 오뎅 몇개

  사먹고 싶은 마음에 들어가면서 인사하고 때로는 병원 옆 대형 마트안에 들어가면 만나는

  큰 분식점 주인 얼굴 보면 그집에서 한동안 닭강정 사먹었던 단골이기에 또 한번 인사합니다.

  그리고 몇 년동안 마트 다니면서 얼굴은 보았지만 한번도 말 나누지않았던 화장품 코너

  아가씨를 보면서 오늘은 장사 잘하고 있는지 관심없는척하면서 눈치를 살피고

  항상 같은 옷 색깔에 비슷한 옷 차림으로 가방을 둘러매고 빵이 진열된 코너부터 서성이는

  저를 그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저 남자는 뭐하는 남자이기에 항상 같은 시간에 가방을 둘러매고 빵 코너에서 서성이는것일까

  보기에 많이 늙었구나라는 생각은 하지 않을지

  한번쯤은 그 화장품 가게에서 남자 화장품 구입할만하지만 항상 그 앞을 스치고 지나갔을뿐

  이제는 어느새 깨끗한 용모로 손님을 맞이하는 작은 체구의 그녀에게 눈 인사 한번 나눌것 같지만

  언제 화장품 하나 구입하러 들어가서 인사를 할지 그 이후로는 첫번째 만남이 어슬퍼지

  한번 인사를 터고 나면 그때부터는 인사하기가 쉬운법인데 사람 좋아하는 저에게는 그런 낯가리는

  인색한 면이 있는가 봅니다.

 

  저는 가는 세월을 지하철 표를 자동 주입하는 그 기계안에 보여지는 디지털 날짜를 보면서

  세월이 너무 빨리 흘러가는 느낌을 받고 1년이 지나고 다음해가 찾아오면 또 한 살 더해가는데 싶은

  노파심에 앞날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한번은 유명한 점쟁이를 찾아가서 3가지 질문을 하면서 언제 또 한번 이식하는지 결혼은 언제

  그리고 애인은 언제 만나는지 묻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항상 같은 사람을 만나고 같은 지역을

  맴돌기에 아마도 어떤 특정한 행운이 생긴다는것은 생각도하지 않습니다.

  이대로 늙어가는것이 싫고 어떤 환경의 변화가 있어야하는데 말입니다.

  오늘 무더운 목요일 저녁에 창문 열어보니 들려오는 새소리가 다른날보다는 더 크게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