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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서


BY 마가렛 2015-06-28

"막내는 몸무게가 몇이나 나가니?"

둘째가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막내에게 묻는다.

"나? 요즘 살이 좀쩌서 56? 언닌?"

둘째는 씨익 웃으며 여유있게 대답한다.

"51"

"진짜? 거짓말이지? 더 나갈것 같은데..."

여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는데 우리엄마 슬그머니 일어나신다.

"싸우지말고 여기에 올라가봐라" 하면서 아무렇지않게 체중계를 갖다 놓으신 우리엄마...ㅎ

남동생도 부추기며 누이들에게 제대로 몸무게를 재보잔다.

막내여동생은 " 난 거짓말 안해" 하면서 올라가니 바늘의 숫자가 정확하게 56을 가르킨다.

"둘째언니 올라가 봐" 하면서 재촉을 하니

둘째는 "얘는 어제 재봐서 정확한데 뭐하러 또 재니?" 하면서

은근슬쩍 뒤로 뺀다.

남동생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며 "둘째누나는 51이 아닌데... 더 나갈껄?" 하면서

빨리 올라가라고 하니 옆에 앉은 올케는 입에 손을 대며 웃기 바쁘다.

듣고 있던 내가 "둘째는 52,53정도 아닌가?"했더니

막내가 웃으면서 맞다고 둘째누나가 52라는 말에 웃음을 띄었다며 53일꺼란다.

끝까지 올라가기를 거부하는 둘째에게 남동생은 짖궂게 "누나 안올라 가면 53이야!"

하면서 일부러 으름장을 놓으니 둘째가 배시시 웃으며 체중계에 오른다.

모두들 관심을 두고 있는데 52.5!!

엄마말씀이 둘째가 살이 많이 빠졌다고 말씀을 하시니 막내가 언닌 헬스장에서 1인트레이너에게

1대1로 관리를 받아서 그렇다며 약간의 시샘 썩인 소리를 한다.

사실 둘째와 막내가 몸무게는 비슷하게 나갔는데 식사와 운동을 하면서 관리를 하니

살이 좀 빠진게다.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고온 둘째가 예뻐보였다.

짧은 숏컷에 요즘 유행하는 귀걸이까지 착용한 둘째는 여유있어 보이는 스타일이고

얼굴은 작고 예쁘지만 살이 조금 오른 특히 중부지방에 살이 넘쳐보이는 막내는

운동을 해서 살을 빼야겠다며 비장한 표정을 보인다.

"큰언니도 올라가봐야지?"라는 말에

울엄마 "언닌 날씬해서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공평해야 된단다.

 "나도 요즘 집에서 쉬다보니 살이 좀 쪘다~" 하면서 의자에서 일어서질 않으니

동생들이 빨리 올라가라며 난리다.

할 수 없이 올라가서 체중계 눈금을 보니 아직은 내가 체중이 제일 적게 나간다.

올케는 "형님은 다리도 날씬하시고 참 좋으시겟어요"하면서 한마디 거드는데

보조개 패인 얼굴이 이뻐보인다.

올케는 귀엽게 생겼다.

몸도 아담하고 언제부터 살이 조금올라 통통하니 귀엽다.

오늘 아버지 생신도 혼자 준비하면서 투덜거림없이 잘했다.

몇 가지 요리에 깔끔한 걸 좋아하는 나와는 좀 다르게 많이 올려놓는 스타일이지만...

보통 때는 외식을 하는데 이번엔 메르스 때문에 엄마가 집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단다.

여자 다섯이 모여서 수다를 떨면 우리 남동생이 언제나 살그머니 와서 누나들과 맞장구 쳐주면서

은근히 자기 와이프를 자랑한다.

그러면 엄마도 우리도 올케를 칭찬하며 웃는다.

180의 키에 듬직한 동생과 155정도의 아담한 올케는 누가봐도 귀여운 한쌍의 부부다.

자주 모이진 못하지만 이런 행사로 한 번씩 모여서 웃고 수다를 떨다보면

언제 내가 우울했나 싶어진다.

축하술을 하고 각 방에서 한숨씩 자고 있는 남편과 제부들은 시끄럽지도 않은지 인기척이없다.

둘째가 올케에게 수고햇다며 아이스크림케익 기프트콘을 보낸다고 했더니

동생이 현금이 더 편하다는 말에 또한번 웃었다.

엄마와 올케가 과일이 많이 들어왔다며 한아름씩 사주는데 사양하지 않는

예쁜도둑들은 올케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

 

"올케~~ 맛나게 잘 먹었어. 너무 수고 많았어, 잘 먹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