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반도체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165

내고향 부산에 다녀왔어요.


BY 모란동백 2015-06-12

엊그제 아버지 기일이라

약간 힘든 몸을 이끌고 내고향 부산으로 갔어요.

너무 많이 변한 내고향 부산. 초량 부산역 광장이 나의 놀이터였죠. 

초량시장 만큼은 변하지 않고 먹거리가 참 많아요.

초량어묵은 특산물일 만큼 유명 하답니다.

 

그전 같으면 버스타고 전철타고 힘든 심신을 이끌고 올라 갔을터인데

이번에는 이웃 동생이

부산에 볼일있다해서 따라 붙었습니다.

덕분에 편안하고 시원하게 잘 올라 갔어요.

부산 초읍이라는 동네에 삼광사라는 절에다

엄마가 가시기전에 딸들 힘들까

엄마,아버지의 제사를 절에다 맡기고 가셨거든요.

정말 죄송스럽지만 절에서 차려주는 젯상에

우리6자매와 제부, 조카 모두들 참석하여

스님께서 읇어주시는 천수경과 지장보살전에 경을 읇어 주시는데

자꾸 눈물이 났습니다.

경을 읇어 주시는 스님의 수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아버지 , 저승에선 엄마 힘들게 하지말고

엄마 편안하게 해주세요 "

그렇게 기도를 하다보니 눈물, 콧물 쏟아지고 훌쩍이느라 혼났어요.

옆에 앉았던 막내 동생이 휴지를 건넵니다.

불효자가 제일 많이 운다고 하였던가요 ? 속이 아려

동생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성당에 다니는 언니가

절에서도 절을 경건하게 잘하고...

절하는게 뭐가 문제 인가요.

 

저녁 공양절밥 맛있게 먹고 (?) 우리 자매들은 각기 집으로 가는데

난 바로밑에 여동생 집으로

가서 푹 쉬러 갔어요.

원래 며느리집의 밥은 똑바로 받아먹고

친정 엄마네집의 밥은

앉아서 먹고

동생네 밥은 숨어서 먹는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거든요.

어디서 주어 들은 얘기입니다만.

같이 나이 들어가는 바로 내 밑에 동생내외는 정도 많고

큰언니 일에 골치를 많이 앓는 편 입니다.

알고는 있지만 내가 어디다 풀어 놓겠나요 ?

그래도 언니말을 열심히 들어주고 위로도

함께하며 이틀동안 나의 생일상 같은 밥반찬을 차려주더라구요.

맛있게 잘 먹고 ..사실은 속에선 눈물로 밥을 먹었어요

또 살이 쪘겠져 ~,~

 

답답한 큰언니의 얘기 들어주랴 세끼 차려주랴 ..

동생아 너무 고마웠고 너와 제부 앞에서 울어버리고만

큰언니의 마음을 헤아려 다오.

늘 고맙다 ~~~동생들아 ㅠ

 

엄마 미안합니다. 젯상 음식 만드는 수고를 덜었어요.

아들 없는 육공주가 좀 편하게 스님의 경을 들으며 제사를 지내니

어쩌면 감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엄마가 아픈 몸으로 아버지의 기일을 당신의 손끝으로 

음식을 같이 만들던 엄마의 인품을 다시 그립니다. 감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