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여유로운 아침에 커피와 책을 함께하니 참으로 행복하다.
간간히 들려오는 새들의 소리와 땅을 파는 소리가 불화음으로 들리지만
이런 아침이 좋다.
책장을 넘기며 책 속에서 헤엄을 치고 있는데...............
이 냄새가 무슨 냄새? 함과 동시에 번갯불의 속도로 주방으로 뛰어가니
오! 마이 갓!!
냄비에서 행주가 아주 잘 타고 있었다.
옆에선 계란껍데기는 행주를 구경하고 있었고.
난 살림의 왕이다.
아니다... 까스불에 올려놓고 잘 태우는 왕이다...ㅠㅠ
행주를 베이킹 파우더와 계란 껍질을 넣어 아주 뽀얗게 만들어서
빨랫줄에 태극기 휘날리는 것처럼 널어 놓으려고 했건만
나의 작은 소망은 물거품으로 사라졌다.
여보게 정신차려 이친구야!!
남편은 늘 말한다.
제발 타이머좀 맞춰 놓으라고...
나도 안다.
그런데 타이머좀 안 맞추고 내정신으로 까스불을 끄고 싶다니깐...
냄비를 철수세미로 빡빡 문지르고 다시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살짝 끓여
다시 수세미로 문지르니 깨끗하다.
후라이팬에 녹차를 넣어 휘리릭 저어주며 집안의 냄새를 없애주고,
타다가 멈춰진 행주는 주방 바닥을 닦아 주다가 쓰레기통으로 투하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그래도 한 시간 동안 남 혼자서 즐겁게 여행을 하며 아침공기와 교감을 했다는데
위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