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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제주 그리고 우리


BY 편지 2015-05-04

봄, 제주 그리고 우리


봄, 제주 그리고 우리

 

삼십년만에 제주도에 왔다.

처음엔 신혼부부로 왔었는데, 아이 둘이 태어나 성인이 된 뒤에 다시 올수 있었다.

제주공항에 도착했을때 비와 바람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우린 하나도 반갑지 않은데...

몇년전부터 제주도에 가자며 가족여행회비를 삼원씩 걷어서

초록이 싱그러운 날 제주도행 비행기를 예약해 놓고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붕떠서 벌써 비행기를 타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 간곳은 김영갑님의 사진갤러리였다.

책으로 알게된 김영갑님의 사진과 글을 보면서 제주에 가면 꼭 가야지 했던,

내가 적극 추천한 곳이었다.

촉촉히 젖은 나무와 폐교건물 그리고 창밖에 풍경은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워서 한참 앉아 있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봄, 제주 그리고 우리

 

봄, 제주 그리고 우리

 

올레길 5코스에 있는 바닷가 마을은 한적하면서 해당화꽃처럼 화사했고, 붓꽃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창틀에 앉아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곳은 '서연의 집' 이라고 했다.

영화 건축한 개론에 나온곳이라는데, 작은 마당에 꽃과 나무가 어울어져 예뻤다.

세계에서 하나뿐인 제주 바다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봄, 제주 그리고 우리


봄, 제주 그리고 우리

 

월정리 바다는 옥빛바다였다.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하얀 모래 바다에 발을 담갔다.

나는 이제 그런게 귀찮고 발을 담그기엔 좀 추워서 눈으로만 즐겼다.

하얀 모래, 까만 돌, 얕트막한 바다, 이들이 합쳐져 옥빛으로 빛나는 것 같았다.

아이들과 처음으로 제주도에 와서 

관광지보다는 조용한 곳으로 느릿느릿 걸으며 한가로운 여행을 했다.

 

 


봄, 제주 그리고 우리


봄, 제주 그리고 우리 

 

원시적인 숲 속 사려니.

초록 이끼가 나무기둥마다 붙어있고, 초록 안개 같은것이 계속 날렸다.

오월초입이라 더 푸르고 파랗고 싱그러웠다. 여행하기 딱 좋은 날이라서 우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야~정말 아름답다. 아우~어쩜 이리 예쁘니? 으아아~~여기서 살고 싶다!"

"니들 도시에서 살든지 말든지, 엄마 여기 내려와서 살꼬야~~"

제주도는 어디든 예술작품이었다.

까만 제주화산돌, 투명한 바다, 낮은 지붕 시골집과 아기자기한 화단,

육지에선 볼 수 없는 내가 좋아하는 야생화가 지천이었다.

이런 곳에 아이들과 함께 올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했다.

신이 내려준 제주의 자연은 모든것 다 버리고 눌러 앉고 싶은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