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살던 때의 일이다
한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의 성격이 하도 급해서 불 같았다
그집 부근에 사는 사람들은 언제고 그집 아저씨의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걸
들을 수 있었다
하루는 그 아저씨가 악을 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작대기(큰 막대기를 그렇게 불렀는데 그 용처는 곡식을
털거나 짐승을 우릿간으로 들이는데 쓰이기도 헀다)를 들고 부인을 쫓아 가는 터였다
부인은 전속력으로 전력 질주 하다가 이윽고 오르막에 다다를 때에는
숨이 턱에 차서 더 이상 도망 가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러자 그의 부인이 뒤를 돌아 보면서 예 말이오 ㅇㅇ 아부지 조금 쉬었다 갑시다
하고 제안 하자 뒤쫓아 오던 그녀 남편이 허허 저 ㅇㅇ 하면서 그냥 작대기를 내 팽개치고
뒤돌아 갔으므로 일단 상황은 종료 되었다고 하였다
하루는 마을의 사장나무(큰 아름드리 느티나무를 그렇게 불렀는데 사람들은 가령 땔감을 해오다 힘이 부치면 거기
서 쉬기도 하고 들에 오갈 때 더위를 좀 식힌다던지 휴식을 잠깐 취한 다던지 하는 장소) 밑에서 마을 아주머니들과
같이 쉴 때였다
그 때 갑자기 위의 아주머니가 바로 거기에서 통곡을 하는 게 아닌가
자세히 들어 보니 그는 장례식을 혼자서 극을 하는 이른바 원맨쇼를 하고 있었는데
부모상에 통곡 하는 자녀의 역할극을 하는 거였다
마을 아주머니들이 고단한 몸을 쉬이면서 그가 하는 원맨쇼에 울고 웃고 하면서 피로도 풀고
스트레스도 확 날려 버리는 거였다
지금에 와서 생각 해보니 그 아주머니는 참 힘든 부분이 되었을 가정생활을 그녀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잘 이기고 아무런 스트레스도 받지 않은 것처럼 잘 살아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 오히려 생활의 활력소를 제공 해 주기 까지 하였음에랴
하루는 동네에 그릇 장사가 왔는데 그 아주머니는 그릇을 사서 아마 우리 집에 두고
조금씩 조금씩 자기 집으로 운반 해 갔는데 남편의 성화가 신경 쓰이니까 그리 했던 모양이다
그 그릇은 딸의 혼수품 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또 서로 맞는 부분도 있지만 맞지 않은 부분도 있는게 사실이다
결정적인 부분 까지라도 잘 맞추어 가면서 슬기롭고 지혜롭게 사시던 원맨쇼 아주머니의 소식이
궁금 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