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 !! ? "
아파트에 택배차를 세우고 각양각색의 박스들을 내려놓으면
벌써 아파트에 사는 애들이 저렇게 인사를 한단다.
그러면 이냥반은 그저 애들이 이뻐서
오냐 하면서 인사를 받는다나요.
꼬마들이 나중에는 짐도 지켜 주고 있데요 ㅎㅎㅎ (누가 가져 갈까봐서요. 귀여워서)
기분 내키면 천원짜리도 한장씩 준답니다. 인사 잘하는 꼬마에게.. ㅋㅋ
경비 아저씨들도 이 냥반이 자기보다 연배가 높으신(?)줄 알고
수고하십니다 하고 인사를 깍듯이 한다나요. ㅎㅎㅎ
요즘 유행하는 리차드기어 같이 머리가 하얗답니다. (나름 로맨스 파파 )
첨에는 경비 아저씨들의 위세가 엄청 당당했지요.
이 냥반 성격 한 승질 하거든요. 경비 아저씨에게 지겠나요.
이 냥반도 한때는 직원들 거느렸던 잘나가는 사장님이었는데여~
그러나 지금은 경비아저씨들도 한때는 사장님이셨다분 많이 계시다는거...
이제는 친해져서 태클도 없답니다. ㅎㅎ
모두들 인생이모작 직업에 충실하다는것을 이냥반이 이제 알았단거죠.
우리도 한때는 서울 젤 땅값 비싸는 개도 포텐샤 타고다닌다는
강남 그 동네 아파트에서 살았는데요.
에혀 구비구비 사연이 많아 얘기는 다 못하겠구요.
울산내려와 사업 하나 거하게 차리더니 나 까정 힘들게하고
내이름 빌려줘 은행 이자 붙다가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네요.
직원들 급료 땜에 ...
그 빚 다 갚고 빚은 없어요. 남의돈 일원도 안떼어 먹었어요.
급료 지불하느라 멋진 빌라 날리고...그러고 보면 남에게 많이 베풀었다 생각합니다.
지금도 imf 이후 고생하는 이웃들 있거든요. 참 모든게 추억이네요.
후유증이 지금도 있는데 많은이들은 모르고 제 잘난맛에 살더라구요.
그래도 이냥반 야무딱진데가 있어요.
제자랑은 안할께요.
저번주 무한도전멤버들의 극한알바도전기를 방영했잖아요
택배업은 '하하님', 63 빌딩 유리창닦기 '박명수님' ,
배추 띠어서 팔기 '유재석님' ,감정노동자의애환
텔레마켓터 '정준하님', 장사의귀재 '노홍철님' ...
재미있게 보기보다는 극한알바에 택배업이 들어갔기에
남편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울면서 웃으면서 보았네요.
아무리 예능프로이지만요 "은서야 ! 돈아껴써 " 명수님의절규 . 마음이 찡했어요.
남편이 선택한 인생이모작 택배업
초창기에 힘이드니까 나에게까지 협조를 요구하더라구요. 그까지거 돈버는 일인데
도둑질도 아니고 기꺼이 3년정도를 도왔어요.
나의소신은 시간을 낭비하는 죄가 제일 크다는 생각을 을 가지고 있었기에 기꺼이 도우는데..
마음의 상처를 많이도 입었습니다.
과일파는 아줌마에게 무시, 늦게 온다고 항의하는 고객, 참나 어이없는 인생살이,
경상도 아줌마는 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냐구여 ~
농수산시장 할머니들은 나를보며 혀를 끌끌찼어요.
남편을 어떻게 만났나구요. 까십거리죠.
이쁜 택배아줌마가 배달을 하고 배상자,사과상자 수레에 끌고....휘청휘청...이거 뭐,
애들은 몰라요. 이를 악문 엄마의 생활력 강한 정신력을요 ㅠ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왜 남편이 나에게 쌍욕을 하고 예민하게 굴었는지...화가 나서 그랬나봐요.
지금까지 나도 화가 나니까요 .ㅠ
하하님이 여러분 택배가 조금 늦더라도 이해하시라고 멘트를 계속하더라구요.
사실 맞거든요.
저역시 물류센타에 가서 무한 반복되는 그 노동을 했었어요.
세상에 태어나 그렇게 힘든 육체노동을 해본적도 없었고 정신노동자였지
이런 공주를 데려다 쓸려니 욕짓거리 나왔단거 아녜요.
도대체 도움이 안된다나요. ㅠ 막말을 쏟아냈어요. 고생한 마눌에게 수고했다는 위로의 말은 고사하고..
내가 왜 택배마눌이 되어야 되는건데 !! 배울만큼 배웠따. 인물 이정도면 괜않타 !! 왜 내가 !!
이렇게 떨어져서 생각해보니 저냥반이 왜 집에 들어오면서 화부터 내는지 이제야 이해가 갑니다.
송장입력부터 부가세신고까지 그 누구의 도움이 없으면 정말 힘든직업 택배업 !!
제나름 열심히 도왔어요.
근데 노다지 욕을 먹으니까 ~ 에라이 ~ 인간아 ~30 년을 도왔다.~ 억울했어요.
육아, 교육,가사, 반찬값이라도 벌겠다고 바둥거리던 지난시절 ~ 다 치워라 ~
애들 반듯하게 키울만큼 다 키웠다 ~대학 다 보냈다 ~애들 반듯한 직장 다닌다 ~ 내 할도리는 다했다.
이렇게 까지 서로 별거하면서 편안함을 찿으니 별 인생드라마가 다 있네요.
택배차를 타고
부산 친정엄마 보러 달려가는 길에서 나눈 대화들과 생각들입니다.
머리가 하얗게 되어버린 60도안된 손주도 없는 택배 할아부지와 그 마누라 나와
지난날 다 잊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하고 싶지만
내가 너무 아픔이 많아 힘들어하는것을 보고 나의 분노가 풀릴때까지
기다리는 남편의 뜻을 알았습니다.
사경을 해메는 장모님을 생각하면서 말없이 택배차를 운전하는 옆모습을 보니
괜스리 마음이 짠해집니다. 장모님 땜에 장가왔다고 늘 그러는 사람..
아마도 장모님께 용서를 빌러가는 듯 비장해보이기까지 합니다.
(큰딸 고생시키고 장모님 마음 아프게 했다는)
이 냥반의 꿈은 마눌이 좋아하는 이쁜색깔의 경차를사서 마눌과 한번씩 놀러다니는 거랍니다.
(저번 글에 허접하지만 멋진 여자가 바로 저 더라구여 ㅋㅋ)
허영과 허세, 체면치례의 의식이 필요 없다는 높은 경지의 남편으로 변해져 있었어요.
이렇게 헤어져 있는것도 어떤뜻이 있을거야 라고 하며 신앙인으로서의 깨닫는 얘기도 해주네요.
툭하면 뚝배기 곰탕을 잘 사줍니다. 내가 설렁탕, 소머리국밥,감자탕 좋아하는거 잘 알거든요
누가 나에게 따끈한 곰탕 한그릇 편하게 사줄까 ?
그래도 밉다밉다해도 남편의 깊은뜻을 이제야 이해하는 못난공주 모라니가
한해가 또 가는데 좋은 생각은 더 많이하고 나쁜일들을 모두 떨쳐버리고
멋진 내년을 맞이하자고
글 한줄 써봅니다. 여러분 ~ 좋은게 좋은거니까 모두 용서하고 부질없는것에 매달리지 말며
잘 살아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