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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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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을 맞으며.


BY lala47 2014-12-02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초고속으로 달린다는 말은 사실이다.

어느새 2014년 마지막 달력 한 장이 매달려 남아있다.

새해가 되면 육십대 마지막 나이에 접어든다,

나는 과연 제대로 나이 값을 하며 잘 늙어가고 있는 것일까.

진정한 나이 값이란 무엇일까.

 

복지관에 근무하면서 많은 노인들을 대하다보니 잘 늙는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품위를 지키며 나이가 든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잘 살아왔어야 한다.

살아온 모양대로 늙는다.

지금의 모습이 젊은 시절의 거울이다.

 

남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

입만 열면 남을 탓하고 남의 흉을 보는 노인을 보면 식상한다.

자신이 잘 살아왔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을 보니 그 자신감이 부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다.

왜냐하면 내가 보기에 그 사람은 결코 잘 살아온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 살아왔다는것은 남이 평가해주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기 입으로 할 말은 아니라는 말이다.

최소한 우리는 그렇게 뻔뻔한 노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뻔뻔함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또한 젊은 시절부터 쌓아온 뻔뻔함일 것이다.

 

여전히 주말마다 아이들이 아빠의 손을 잡고 나를 찾아오고 나는 좋은 할머니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바쁘다.

내가 어떤 성취감을 갖는 것보다 이런 생활이 가장 큰 행복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이 탓인지 모르겠다.

이제 내가 무언가 이룰수 있다는 허망한 꿈은 꾸지 않는다.

아마도 내 능력의 한계를 알아버린 탓일 것이다.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윤지의 유치원 재롱잔치에 가서 내 손녀를 찾느라고

무대를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혼자 웃는다.

나도 별수 없는 할머니인것이다.

모든 부모들이 자기 아이들이 나오면 환호성을 지르는 것을 보니 인간의 행복이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인생의 의미가 그리 심오하고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미래에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접고 하루 하루 마음 편히 웃을수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하느님이 우리를 선택하여 하느님을 알게 하신데에는 우리에게 누군가의 천사가

되라는 의미라고 한다.

나는 과연 누구의 천사가 될수 있을까.

2015년에 맞는 육십구세에는 천사가 한번 되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