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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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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BY 새우초밥 2014-11-28

 

 

   어린시절 가끔 친척집에 제사 지내러 갔을때 친척들이 어떤날은 그 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오는날이 가끔 있었다.

   보통 제사 끝나면 새벽 2시 정도 되고 사람들이 잠들면 다들 아침에 늦게 일어나지만

   나는 6시정도에 일어나 그 동네을 한번 돌아보고 뭐 재미있는 놀이가 없는지

   두리번거리지만 이른 아침부터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을까.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피곤하지 않으면 밤 11시 넘어서 잠들었을때도 마치 시계처럼

   아침 6~7시 사이에 기상하는 습관이 아직까지 이여지고 있다.

  

   시골에서 할아버지하고 같이 사랑방에서 잠들면 새벽 잠이 없었던 할아버지가 일어나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기상예보를 듣고 첫닭이 울면 사리비 대문을 열려고 나가고

   나는 할아버지 덕분인지 이른 새벽에 잠이 없던 아이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최근에는 새벽 3시쯤에 잠이드는 습관이 생겼는지 깊은 밤에 잠에서 깨어

   책을 읽던지 아니면 인터넷하던지 조용한 밤에 창문 넘어보이는 아파트를 보고 있으면

   그 시간까지 불켜진 집은 겨우 2~3집뿐이다.

   이런 시간에는 무엇을 하면 좋을지 어떻게하면 생산성있게 그 시간을 사용해야 할지

   통신시절처럼 통신으로 알게된 지인들에게 편지 쓰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이건 뒤로 넘겨버리고 그저 조용한 밤에 책 읽어가는것이 너무 좋다.

   그렇다고 다음날 낮에 감기걸리면 잠을 청하듯이 꾸벅꾸벅 졸지도 않는것이

   고등학교 수학여행시절에도 버스안에서 다른 친구들 전부 잠속으로 빠져도 나 혼자서

   낮에 눈동자 깜빡이는 부엉이처럼 정신 차리고 있다.

  

   영화 해운대를 보면 남녀 주인공이 해운대 공원에서 만났을때

   여자가 남자에게 오후 3시는 참으로 어중간한 시간이라고 말하는데

   역시 새벽 3시는 정말 어중간한 시간이다

   가끔은 새벽 1시에 잠이 든다고 생각하고 잠들면 아침까지 푹 잘 수 있는 시간이지만

   새벽 3시에 잠들고 싶어서 누워있을때 조금 뒤척이다 잠들지만 여름철에는 새벽 5시에

   날이 밝아오기에 아까운 시간이다.

   어떤 이는 그 시간에 사랑하는 사람과 끊어질줄 모르는 전화 통화에 빠지고

   또 어떤 이는 몇일 후에 있을 시험준비를 위하여 공부할 시간인데

   나는 왜 학창시절 새벽을 허무하게 보내버렸는지 지금처럼 이 새벽에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면 사는것이 달라졌을지 모르겠지만 그 시절의 행복은 달라졌을것이다.

   시험이 다가오면 친구 집에 모여서 새벽까지 공부하지만 나는 책 보다가 잠이 든다

   그리고 친구 어머니가 끊여오신 라면을 먹고는 공부해야 하는데도 또 잠이 든다.

   지금처러럼 이 밤을 즐겼더라면..그래서 사람은 때론 후회를하는가 보다.

   공부를 하지 못해서 후회하고 시험을 망쳐서 후회하고 왜 그때 그 사람을 잡지 못했을까

   이런 생각에 후회하게 되는것이 사람이다.

   나의군인시절 새벽 3시는 아파트 관리병으로 있을때 선임은 후임인 나에게

   새벽 3시까지만 잠을 자라는 명령하면 책상 밑으로 들어가 잠이 들고 새벽 3시에 일어나

   온 세상의 시간이 멈춘 새벽 3시에 관리초소밖에 나와있으면 시간이 멈춘것 같은

   편안한 마음을 자주 가졌다.

 

   비가 내리는 장마철에는 새벽 3시에 어둠속으로 내리는 빗줄기를 보면서 제대하는

   그날을 생각했고 또 때로는 나에게 불과 6개월만에 헤어지자고 했던 그녀는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생각했고 또 때로는 밤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혹시라도

   구름 한 점 없는 밤에 어린시절 보았던 별들이 있는지 살펴보는 그런 새벽을 보냈다.

   그렇게 새벽 3시는 언제부터인가 나를 지배하는 인생이 되어 있었다.